롯데 자이언츠가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인 끝에 9월 전패를 이어갔다.
가을야구를 노리는 기적은 고사하고 경기력 자체가 엉망이었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경기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0-13으로 완패를 당했다. 이날 롯데는 무려 5개의 실책을 쏟아내는 졸전 끝에 무너졌다.
반면 한화는 2연승으로 75승 3무 52패를 기록, 역전 우승의 희망을 이어갔다. 5연패 늪에 빠진 롯데는 64패(62승 6무)째를 떠안았다. 가을야구 경쟁 팀인 5위 삼성 라이온즈, 4위 KT 위즈와는 2경기 차. 산술적으로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는 상태지만 9월에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경기력을 본다면 숫자 이상으로 큰 격차로 느껴질 정도였다.
빗속에서 펼쳐진 9일 경기서 1-9로 패한데 이어 한화를 상대로 다시 완전히 무너졌다. 기록된 실책은 5개였지만 실질적으로는 더 많은 엉성한 플레이가 나왔을 정도로 처참한 경기력이었다. 롯데 투수들이 기록한 13실점 가운데 자책점은 단 5점에 불과했다. 무려 8실점이 실책으로 연결됐을 정도로 아쉬운 수비 상황이 속출했다.
롯데는 한태양(2루수)-고승민(우익수)-윤동희(중견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김민성(지명타자)-손호영(3루수)-나승엽(1루수)-전민재(유격수)-손성빈(포수)으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알렉 감보아.
한화는 투수 류현진과 더불어 손아섭(지명타자)-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이진영(우익수)-하주석(2루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경기가 펼쳐지자 투타에서 완전히 한화에 압도당하는 모습이었다. 팀의 에이스인 감보아도 초반부터 실점하며 끌려갔고 야수진의 실책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초반부터 승기를 내줬다.
1회 초 감보아가 손아섭에게 안타, 문현빈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다. 이어 1사 2, 3루에서 노시환에게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했고 후속 상황에서 채은성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0-2로 끌려가게 됐다.
2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2회 1사 1루에서 심우준이 유격수 방면의 평범한 땅볼을 쳤는데, 유격수 전민재가 이를 놓치면서 첫 실점이 기록됐다. 병살타로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이어졌고 비록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힘이 빠지는 장면이었다.
3회에는 본격적으로 무너졌다. 실책에 이어 연달아 기록되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까지 나오면서 결국 롯데가 대량실점을 하면서 일찌감치 경기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먼저 문현빈의 타구를 1루수 나승엽이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또 한 번 포구 실책이 기록됐다.
후속 김태연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1,2루 상황에서 하주석이 때린 타구가 유격수 전민재와 3루수 손호영이 처리할 수 있는 방면으로 떴다. 하지만 전민재와 손호영이 모두 처리를 하지 않고 미루다가 결국 평범한 타구는 1타점 적시타가 됐다.
흔들린 감보아는 후속 타자 최재훈에게 2타점 2루타, 심우준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완전히 무너졌다. 실책부터 시작된 위기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던 상황이 실책성 플레이 탓에 4실점으로 이어진 셈. 결국 스코어는 0-6까지 벌어졌다.
3회 이후 롯데 선수단이 더그아웃 앞에서 긴급하게 모여서 정비를 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4회 2사 1,3루에서 한태양이 다시 평범한 뜬공을 놓치면서 이날 3번째 실책을 기록했다.
롯데는 공격에서도 무기력했다.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6회까지 산발 2안타 1볼넷으로 꽁꽁 틀어막히며 이렇다할 장면도 만들지 못했다.
반면 한화는 경기 후반에도 이런 롯데를 상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6회에도 3루타와 적시타를 묶어 간단하게 1점을 더 추가했다. 이어 8회에는 문현빈이 땅볼을 친 이후 2루수 한태양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이어 노시환이 비거리 125m의 중월 2점 아치를 그렸다. 노시환의 시즌 29호 홈런으로 사실상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한태양의 이날 2번째 실책인 동시에 4번째 실책이 나오면서 또 한 번 무너졌다. 경기 끝까지 롯데의 실책은 멈추지 않았다. 9회 3루수 손호영의 포구 실책이 다시나왔고, 한화는 최인호의 적시 2루타로 추가 응징하면서 13득점째를 올렸다.
이날 졸전을 명징하게 드러내는 것은 롯데의 안타와 실책 숫자. 롯데 타자들이 이날 때린 안타는 단 4개에 그쳤고 실책은 기록된 것만 5개가 나왔다.
내야진에서만 이토록 많은 실책이 쏟아진 것에 선수들의 개인들의 집중력 부족 문제만을 지적할 수 없다. 연패 속에서 전체적으로 떨어진 팀 분위기가 선수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결국 롯데가 9월 치른 5경기서 5연패를 당했다. 점점 멀어지는 가을야구 티켓을 이토록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하는 걸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