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시간 연속 택배 25만개 분류… 무섭게 다가온 ‘로봇 노동자 시대’

3 hours ago 4

美 피겨AI, 생중계 실험 성공
사람 도움 없이 5대가 교대 작업
9일 동안 2.88초당 1개씩 처리
“지속성 증명, 정확도는 보완 필요”

21일(현지 시간)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피겨AI의 로봇 ‘피겨03’이 200시간의 택배 분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직원들이 로봇 뒤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하고 있다. 피겨AI 유튜브 영상 캡처

21일(현지 시간)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피겨AI의 로봇 ‘피겨03’이 200시간의 택배 분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직원들이 로봇 뒤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하고 있다. 피겨AI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업 피겨AI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던 자사 로봇 ‘피겨03’의 택배 물품 분류 실험이 200시간의 작업 끝에 성공적으로 끝났다. 약 9일 동안 이어진 연속 작업에서 로봇은 사람의 도움 없이 택배 물량 약 25만 개를 처리했다. 사람 없이 인공지능(AI)이 공장을 운영하는 ‘다크팩토리’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 200시간 연속 택배 분류

어둑한 조명 아래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는 소리만이 들리고,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이 형형색색의 택배 물품을 분류하고 있다. 13일 오전(현지 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피겨AI 본사에서 진행된 이 실험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0시간 동안 생중계됐다. 높이 약 173cm, 무게 61kg의 휴머노이드 로봇 피겨03은 컨베이어 벨트 위로 끊임없이 쏟아지는 택배 물품을 집어들고 포장 바코드를 바닥 방향으로 놓는 일을 수행했다.

21일 오후, 실험 종료가 임박하자 피겨AI의 직원들이 하나둘 실험실 안으로 몰려들었다. 왼쪽 가슴에 ‘로즈(ROSE)’라는 명찰을 단 로봇이 파란색 포장지의 택배를 마지막으로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리자 “5, 4, 3, 2, 1”을 외치던 직원들이 환호를 하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피겨03이 200시간 동안 처리한 택배 물량은 24만9560개. 하나를 처리하는 데 든 시간은 2.88초, 시간당 평균 1248개 택배 물량을 처리한 셈이다.

로봇은 충전이 필요할 때만 잠시 작업을 멈췄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기로 이동하고 다른 피겨03이 작업을 이어받는 방식이다. 로즈 외에 ‘짐(JIM)’, ‘밥(BOB)’, ‘프랭크(FRANK)’, ‘게리(GARY)’ 등 로봇 5대가 교대 근무를 했다. 당초 피겨AI는 8시간 연속으로 로봇이 일할 수 있는지 실험하려고 했지만, 별다른 오류 없이 작업이 이어지자 작업 시간을 200시간으로 늘렸다. 200시간을 돌파하자 피겨03은 스스로 두 발로 걸어 작업 현장을 떠났다.

피겨03은 외부 원격 조종 없이 로봇에 내장된 자체 AI 모델 ‘헬릭스-02(Helix-02)’를 통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한다. 카메라로 주변을 감지한 뒤 팔과 손, 다리를 움직이는 행동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 “지속성 높지만 정확도는 과제”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이번 실험이 사람 개입 없이 로봇이 장시간 지속적으로 물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겨AI 이사회 멤버인 제시 쿠어스블랭컨십은 이번 실험에 대해 “로봇이 24시간 교대 등 장시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반면 회의론도 나온다. 아이아나 하워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공과대 학장은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터뷰에서 “로봇이 고장 없이 오랫동안 작동할 수 있었던 것은 인상적이었지만, 바코드 면이 위로 향하게 놓인 포장이 나오는 등 정확도 문제가 있었다”며 “물류센터에 완전 자율 휴머노이드가 등장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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