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교포 그레이스 김이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생애 첫 메이저 퀸 영광을 안은 뒤 챔피언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에비앙래뱅(프랑스) | AP뉴시스
교포 그레이스 김(호주)이 ‘18번 홀 이글-버디-이글’을 앞세워 생애 첫 메이저 퀸에 오른 가운데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4승을 합작, 최다 우승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24년 만에 톱10을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레이스 김은 13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래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 클럽(파71)에서 열린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110억 원)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지노 티띠꾼(태국)을 따돌리고 우승상금 120만 달러(16억5000만 원)을 획득했다. 2023년 롯데 챔피언십 이후 2년 3개월 만에 수확한 통산 2승째.
정규라운드 18번(파5) 홀에서 이글을 잡아 2.5m 버디 퍼트를 실패한 지노 티띠꾼(태국)과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동타를 이룬 그레이스 김은 18번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두 번째 샷이 페널티 구역에 빠져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러프에서 친 네 번째 샷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들어가 티띠꾼과 똑같이 버디를 기록한 뒤 계속된 18번 홀 2차 연장에서 3m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메이저 패권을 차지했다.
그레이스 김은 “1차 연장 두 번째 샷에 실망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칩샷이 들어갔는데, 다시 하라면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정말 믿기지 않는 우승”이라고 감격해했다.
올 시즌 LPGA 투어 18개 대회가 마무리 된 가운데 또다른 교포 이민지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호주는 2승을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달성했다.
시즌 개막전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자 김아림(30)을 비롯해 포드 챔피언십 김효주(30), 블랙데저트 챔피언십 유해란(24) 그리고 ‘2인1조 팀 대항전’ 다우 챔피언십에서 이소미(26), 임진희(27)가 정상에 올라 시즌 4승으로 미국 일본 스웨덴(이상 3승)을 제치고 2025년 최다우승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기대 밖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소미와 최혜진(26)이 나란히 합계 8언더파 276타를 기록, 공동 14위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올랐던 이소미는 3라운드까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에 랭크됐지만 결국 톱10에 들지 못했다. 한국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톱10에 아무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이 대회가 에비앙 마스터스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2001년 이후 24년 만이다.
올 시즌 우승자 김효주는 공동 31위(합계 4언더파), 임진희는 공동 38위(2언더파)에 그쳤고, 김아림과 유해란은 컷 탈락했다. 고진영(30)은 공동 35위(3언더파), 윤이나(22)는 공동 65위(3오버파)에 머물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 선수 중 유일하게 원정에 나선 황유민(22)은 이븐파 공동 49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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