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영어도 하지 못한 소년이 10년 후 남자가 되어 떠납니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은 2일 서울 TWO IFC 더 포럼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기자회견에 참석, 10년 동행의 마지막을 알렸다.
손흥민은 2015년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성했다. 이후 454경기 출전, 173골 101도움을 기록하며 에이스로서 활약했다.
축구 인생의 전성기를 보낸 구단과의 10년 동행이 끝났다. 손흥민은 올해 유로파리그 우승을 해냈고 이후 새 출발을 결심한 모습이다.
손흥민은 “아침부터 먼 길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또 한 번 토트넘과 함께 좋은 자리에 초대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선수들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한 가지 말씀드려야 할 부분이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인 것 같다. 올 여름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 부분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았다. 내일 즐거운 경기를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에 의하면 손흥민은 토마스 프랑크 감독에게 이적 의사를 전했고 현재 LA FC와의 협상을 진행 중이다. 토트넘 역시 ‘오일 머니’ 사우디 아라비아의 유혹을 이겨내고 손흥민의 의사를 존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Q. 쿠팡플레이 시리즈 참가 소감.
아침부터 먼 길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또 한 번 토트넘과 함께 좋은 자리에 초대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선수들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한 가지 말씀드려야 할 부분이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인 것 같다. 올 여름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 부분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았다. 내일 즐거운 경기를 하겠다.
Q. 향후 거취.
이 자리를 통해 어디로 갈 것이라는 걸 말씀드리려고 한 건 아니다. 경기에 더 집중해야 한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결정이 나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Q. 토트넘을 떠나게 된 이유.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축구를 하면서 한 팀과 10년을 동행했다. 자랑스러운 일이며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걸 다 바쳤다고 생각한다. 운동장 안팎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걸 다 이뤘다. 그게 가장 컸다. 조금 다른 환경에서 축구를 하고자 했고 그렇게 이적을 결정했다. 이런 선택에 있어 존중해준 구단에 너무 감사하다. 10년이라는 시간, 가장 좋아했고 또 많이 성장한 곳이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Q. 토트넘에서의 10년을 돌아본다면.
새로운 환경, 동기부여가 필요했고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팬들과의 교류, 즐거운 추억, 트로피 모두 안고 갈 것이다. 사실 10년이 지난 만큼 변화가 필요했다. 10년 전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영어도 하지 못한 소년이 지금은 10년 넘게 활약, 남자가 되어 떠나게 돼 기쁘다. 모든 작별에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이 가장 적절한 것 같다. 가장 작별 인사하기 좋은 지금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 한다.
Q. 토트넘을 떠나는 시기는.
아직 떠나는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향후 거취는 뉴캐슬전 이후 조금 더 확실해질 경우 이야기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월드컵이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는 만큼 모든 걸 다 쏟아내야 한다. 그게 가장 컸다. 그리고 가장 행복하게 축구를 할 수 있는 곳이 선택에 있어 중요했다. 그 마음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Q. 팀 동료들의 반응은 어땠나.
오랜 시간 함께한 소수 인원에게만 이 사실을 전달했다. 오랜 동료, 친구들은 떠나는 것에 실망하면서도 존중해줬다. 특히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한 데이비스가 이런 감정을 보였다.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료들에게 이런 말을 전하는 건 항상 힘들다. 그들도 실망한 것처럼 보였으나 기쁜 마음으로 나를 보내줄 것 같다.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Q. 이적을 결심하게 된 시기는.
사실 오래됐다. 내게 있어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나도 항상 밝게 지내기 위해 노력했다. 축구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하지만 10년을 보낸 곳에서 홀가분하게 떠난다고 하는 건 쉽지 않다. 선수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작은 소음조차 나오는 것도 싫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 근데 사람 속마음이 티가 나지 않을 수는 없는 것 같다. 팬들은 작은 것 하나까지 다 아니까. 대한민국에서 보내는 시간만큼은 즐거운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이제는 양민혁에게 다음을 맡겨야 할 때. 그에게 조언을 한다면.
그저 보고만 있어도 뿌듯하다. 프리미어리그에 와서 경쟁하고 또 자신의 자리를 위해 싸우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밝은 미래가 있지만 갈 길도 멀다. 나의 조언보다는 많이 부딪치면서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그러면서 느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부담 갖지 말고 자신의 성장만 신경 쓰기를 바란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