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스프링캠프서 ‘1군 도전장’
고교 첫 시즌 50안타 ‘초고교급’
김재호 등번호 52번 이어받아
정규시즌 개막(3월 22일)까지 약 두 달이 남았지만 2025년 프로야구의 시계는 이미 돌아가기 시작했다.24일 호주 시드니로 1차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두산에도 1군 진입에 도전장을 던진 새 얼굴이 있다.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야수로는 가장 빠른 1라운드 6순위에 두산 유니폼을 입은 덕수고 출신 내야수 박준순(19)이다. 총 44명으로 구성된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준순은 “열심히 훈련할 생각에 글러브만 3개를 챙겼다. 선배들과 함께 야구 할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최대한 많이 보고 많이 따라 하며 배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박준순은 결국 1군에서 뛰어야 하는 선수다. 스프링캠프에서 직접 보고 평가할 계획”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지난해 박준순은 초고교급 내야수로 이름을 날렸다. 작년 5월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으며 덕수고의 우승을 이끌었다. 4월 신세계 이마트배에 이어 두 대회 연속 MVP였다. 황금사자기에서 타율 0.636(11타수 7안타)으로 타격상도 함께 품었던 박준순은 “황금사자기 때 상대 팀 견제가 심해서 몸 맞는 공도 5개나 기록했다. 덕분에 몸쪽 공에 물러서지 않고 공략하는 법을 배웠다. 성장의 발판이 된 소중한 대회”라고 설명했다.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가진 박준순은 안타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격 천재’로도 불렸던 박준순은 지난해 총 34경기에서 5홈런을 포함해 113타수 50안타(타율 0.442)를 기록했다. 2000년 고교야구에 전산화가 도입된 후 최초로 시즌 50안타 고지를 넘었다. 박준순은 “어떤 공에도 콘택트로는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다”면서도 “고교 경기는 이제 끝났으니 앞으로가 중요하다. 프로야구 무대에서도 최다 안타 신기록이라는 역사를 쓰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재 단일 시즌 최다 안타는 지난해 롯데 레이예스가 기록한 202개다.내야 유망주의 등장은 두산에 더 반갑다. 지난 시즌 뒤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자유계약선수(FA)로 KT에 이적했고,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는 은퇴해 두산은 내야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2루수 강승호가 3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할 예정인 가운데 두산은 박준영, 이유찬에 신인 박준순까지 7명의 내야 자원 중에서 새로운 키스톤 콤비를 꾸릴 계획이다. 박준순은 고교 시절엔 2루수를 주로 맡았다.
지난해까지 김재호가 달았던 등번호 52번을 박준순이 이어받으면서 팬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고교 시절 53번을 달았던 박준순은 “김재호 선배님처럼 수비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52번을 선택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스러워지고 있다”며 웃고는 “캠프 기간 동안 수비는 물론이고 타격에서도 내 모든 기량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반기 안에 1군 경기 데뷔가 목표라는 박준순은 신인왕도 꿈꾼다. “야수 중 첫 번째 지명이라는 꿈을 이뤘으니 다음에는 신인왕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1라운드에 지명된 덕수고 동기 정현우(키움), 김태형(KIA)과의 투타 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박준순은 “현우나 태형이 둘 다 워낙 좋은 투수인 만큼 함께 배우면서 성장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순이 신인왕에 오를 경우 지난해 투수 김택연에 이어 두산은 2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하게 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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