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이이지마 사키(왼쪽)가 18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 챔피언 결정 2차전 도중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공헌도 높은 플레이로 무장한 사키가 BNK 베스트5의 완성도를 극대화했다. 아산|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부산 BNK 썸은 4강 플레이오프(PO)와 챔피언 결정전(이상 5전3선승제)에서 막강 베스트5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변소정, 심수현, 박성진 등 백업 선수들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안혜지-이소희-이이지마 사키-박혜진-김소니아로 구성된 베스트5는 공·수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정답에 가깝게 플레이하는 아시아쿼터 사키(33·173㎝)는 BNK 베스트5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BNK의 지명을 받은 그는 가드, 포워드 등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자원이다. 정규리그 30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평균 9.63점·5.3리바운드·1.5어시스트·1.6스틸·0.4블록으로 BNK가 2위로 PO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기록만 보면 아주 화려하진 않다.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부문에서 공헌도가 높다. 움직임이 워낙 뛰어난 선수라 간결하게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수비 활동량도 좋다. 그가 소금 같은 역할을 한 덕분에 BNK는 정규리그 후반기 박혜진과 이소희의 장기 이탈에도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각 구단 관계자 사이에선 최고의 아시아쿼터 선수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사키는 ‘봄농구’에서도 꾸준히 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PO 5경기, 챔프전 2경기 등 7경기에서 평균 9.4점·3.7리바운드·1.1어시스트·1.3스틸·0.3블록의 전천후 활약을 보였다. 공격 빈도가 잦은 편은 아니지만, 흔들림 없이 제 몫을 한다. 집중력도 다르다. 봄농구 들어 50%의 2점슛 성공률, 37.5%의 3점슛 성공률로 정규리그(2점슛 49.7%·3점슛 33.9%)보다 높은 적중률을 기록 중이다. 그 덕에 BNK도 아산 우리은행과 챔프전에서 원정 1·2차전을 모두 잡고 창단 첫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가장 큰 장점은 공을 잡고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는 점이다. ‘떨어지면 쏘고, 붙으면 돌파한다’는 농구의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공략한다. 그렇다 보니 정규리그보다 더 빡빡한 수비가 펼쳐지는 PO와 챔프전에서 공격제한시간에 쫓기며 던지는 슛까지 높은 적중률을 자랑한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025~2026시즌에 대비해 아시아쿼터 제도를 정비했다. 사키가 BNK에서 더 뛰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이번 시즌 활약한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재계약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의 최종 선택을 지켜봐야 하지만, 본인이 WKBL에 남겠다면 여러 구단이 올해 6월 예정된 드래트프에서 지명을 검토할 수 있다. 마지막일 수도 있는 BNK와 여정에서 사키가 아시아쿼터 선수 최초로 챔피언 반지를 거머쥘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