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오명진. 스포츠동아 DB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명진(24)은 지난해까지 1군 9경기(9타석)에선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지만, 퓨처스리그(2군) 통산 244경기에선 타율 0.288, 9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수비력이 향상되면 1군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대표 타자 중 한 명인 후안 소토의 타격폼을 벤치마킹하는 등 야구를 향한 열정 또한 엄청났다.
지난겨울 바삐 움직였다. 매일 잠실구장으로 출근해 훈련했다. 그 덕에 기량이 크게 늘었다. 이승엽 감독과 고토 고지 수석코치, 박석민 타격코치 등이 입을 모아 칭찬했다. 지난해까지 수비코치를 맡았던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 또한 “이제 수비력은 1군에서 자리 잡기에 충분한 레벨이 됐다”고 칭찬했다. 호주 시드니~일본 미야자키 1~2차 스프링캠프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쾌조의 흐름은 18일 막을 내린 시범경기까지 이어졌다. 9차례 시범경기에서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5타점, 장타율 0.556, 출루율 0.467을 기록했다. 타율, 최다안타, 장타율, OPS(출루율+장타율·1.023)에서 시범경기 전체 1위다. 허경민(KT 위즈)의 이적, 김재호의 은퇴, 강승호의 3루 이동으로 공석이 된 2루의 새 주인이 될 만한 활약이었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 중반 “주전 2루수는 오명진으로 간다”고 확정했다.
오명진은 “지난해에는 조금 급했다면, 올해는 차분하고 여유롭게 기복 없이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경기 전후로 자청해서 나머지 훈련을 했는데, 꾸준히 하다 보니 스스로 느낀 점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주전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한 것 자체가 그의 달라진 입지를 설명한다. 이제는 이 감독으로부터 “수비를 보면 다른 사람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경쟁이 오히려 자신감으로 작용했다”며 “원래 내 성격상 부담을 가졌을 것 같은데, 이영수 타격코치님과 (강)승호 형이 멘탈 측면의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여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야구를 향한 그의 열정은 누구도 말릴 수 없다. 그는 “과거에는 스스로 1군에 오면 작아졌던 측면이 있다”며 “노력해서 잘되면 좋고, 안 되더라도 야구는 내가 사랑해서 하는 것이다. 잡념을 버리고 올해는 특히 야구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