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범. 스포츠동아DB
부산 KCC 포워드 전준범(34·195㎝)은 한때 울산 현대모비스 전력의 핵이었다. 정확한 외곽슛을 앞세워 2014~2015시즌 정규리그-챔피언 결정전 통합우승에 앞장섰고, 2016~2017시즌에는 두 자릿수 평균 득점(10.4점)을 올리기도 했다. 2017, 2018년에는 남자농구대표팀에 선발돼 아시아컵과 농구월드컵 예선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한 뒤인 2019~2020시즌부터는 별다른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2020~2021시즌 후에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현대모비스와 계약한 뒤 사인&트레이드 형태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KCC 이적 후에는 평균 15분 안팎의 출전시간을 소화했는데, 베스트5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2024~2025 KCC 프로농구’에선 KCC로 이적한 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평균 15분19초를 뛰며 5.4점·1.6리바운드·0.9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3점슛 성공률은 41.2%(102개 중 42개 성공)로 최근 5시즌 중 가장 좋다. 슈터 허웅이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준범의 존재는 그만큼 소중하다.
특히 18일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에선 무려 7시즌 만에 한 경기 20점을 기록했다. 31분3초 동안 4개의 3점슛(시도 5개)을 꽂았다. 그가 20점을 올린 것은 2017~2018시즌 2차례가 마지막이었고, 지난 시즌에는 두 자릿수 득점조차 없었다. 모처럼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부활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KCC의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8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6위 원주 DB(20승26패)에 4게임차 뒤진 8위(16승30패)다. 7위 안양 정관장(19승27패)도 넘어서야 한다. 최준용, 송교창, 허웅 등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제패를 이끈 주역들의 부상이 결정적이다. 그러나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전준범이 슛 감각을 되찾아 지금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마지막까지 희망을 품어볼 수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