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열기에 휩싸였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포함해 일본 선수 5명이 출전하는 '도쿄 시리즈' 영향이다.
1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전날 도쿄돔에서 열린 MLB 개막전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오타니는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서자 도쿄돔은 함성에 휩싸였다. 첫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나자 탄식을 쏟아냈다.
5회초 다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가 첫 안타를 기록하자 도쿄돔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다저스는 전날 4-1로 승리했고, 이날 오후 도쿄돔에서 컵스와 2차전을 치른다.
오타니가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뛰었을 무렵부터 좋아했다는 60대 팬은 요미우리에 "오타니 선수는 스윙 스피드부터 타석에 섰을 때 함성까지 다른 선수와 비교해 특별하다"고 말했다.
개막전 시청률은 간토 지방 기준으로 31.2%로 집계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간토 지방에서 시청률 30%를 넘은 프로그램은 연말을 장식하는 NHK 가요 행사인 '홍백가합전'뿐이었다. 오타니와 다저스의 투수 사사키 로키 출신지인 혼슈 북동부 이와테현 시청률은 39.8%에 달했다.
일본에서 MLB 정규시즌 개막전이 열린 것은 2000년이다. 당시 시카고 컵스와 뉴욕 메츠가 일본에 방문했다. 요미우리는 "2000년에는 양 팀에 일본인 선수가 없었다"며 이번에는 오타니 외에도 다저스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사사키, 컵스 소속 이마나가 쇼타와 스즈키 세이야 등 5명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오타니는 "많은 (일본인) 메이저리거가 속한 팀이 (개막전에서) 플레이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작년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오타니는 화제의 주인공이다. 미국 스포츠 비즈니스 매체 스포티코에 따르면 오타니는 지난해 7250만 달러(약 1050억원)를 벌어 야구선수 중 연간 수입 1위에 올랐다.
또 산케이신문은 오타니와 스폰서 계약 등을 맺은 일본 기업이 일본항공(JAL), 미쓰비시UFJ은행 등 10곳이 넘는다고 전했다. 일본 CM종합연구소는 지난해 하반기 일본에서 오타니 관련 광고가 4543회 방송됐다고 전했다. 일본이 2023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우승했을 당시인 같은 해 상반기 광고 방송 횟수 1568회의 약 3배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소의 세키네 신타로 대표는 "'투타 이도류'(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하는 것)라는 유일무이의 가치가 있고 성적도 더할 나위 없다"며 "세계에서 사업을 하려는 기업에는 둘도 없는 인재"라고 말했다.
이어 "남녀노소가 지지하는 운동선수라는 점이 오타니의 최대 특징"이라며 부인이 아기를 낳으면 오타니가 더 많은 광고에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아내의 임신 소식을 알렸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