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사먹기도 겁난다…'초유의 상황'에 떨고 있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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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3.19 11:36 수정2025.03.19 11:36

미국에서 칩 쿠키 등 제과류 가격 인상이 지속되면서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구매를 줄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미국인의 국민과자로 꼽히는 도리토스(짭짤한 칩), 골드피쉬(물고기 모양 크래커), 호스티스(케이크) 등 판매가 최근들어 감소하고 있다. 건강상 이유로 먹지 않는게 아니라 과자 같은 작은 소비마저 사람들이 감당하기에 너무 비싸졌다는 신호다.

시장조사기관 NIQ의 부사장인 크리스 코스탈기는 “소비자들은 비필수 지출을 줄이고 1달러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극대화하며 이것이 간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NIQ가 지난 2월 1000명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소비자 42%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간식 구매를 줄였다고 답했다.

경기 둔화는 식품기업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펩시코, 캠벨, JM 스머커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스낵 브랜드의 판매 부진을 언급했다.

감자칩 레이즈의 제조사 프리토 레이(Frito-Lay)을 소유한 펩시코는 지난 분기에 소비자들이 스낵을 3% 덜 구매했다고 밝혔다. 펩시코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차입 비용 상승이 소비자 예산에 누적된 영향을 이유로 들며 “짠맛과 짭짤한 스낵 카테고리가 전반적인 포장식품 부문에서 실적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골드피쉬 크래커와 스나이더스 오브 하노버 프레즐 판매도 부진했다. 두 브랜드를 소유한 캠벨은 최근 분기 동안 스낵 판매가 예상보다 약했다고 지적하면서 스낵 매출이 2% 감소했다. 호스티스를 보유한 JM 스머커 역시 사람들이 소비에 신중해지면서 최근 분기에 스낵 판매가 5% 줄었다고 밝혔다.

시장 마켓 리서치 조사 기관 서카나에 따르면 지난달(2월23일)까지 1년간 짭짤한 스낵 구매는 전반적으로 0.3% 감소했고, 쿠키류도 0.3% 줄었다. 간식 구매 감소는 항공 여행, 주택 개조, 의류와 같은 대규모 지출을 줄이면서 함께 이뤄진 현상이다.

스낵 가격이 다른 품목보다 가파르게 오른점도 한몫 한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1년 2월 이후 식료품 가격은 23% 상승한 반면, 감자칩 가격은 29% 상승했다. 지난달 감자칩 16온스 한봉지 평균 가격은 6.5달러였는데, 4년전 5.05달러에 비해 크게 오른 수준이다.

많은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품 관세 부과, 주식시장 약세 등으로 인한 소비 둔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 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에 그치며 예상을 밑돌았다. 주춤한 소비지출은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소비자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도리토스 같은 대형 브랜드 대신 월마트 코스트코 등 소매업체가 판매하는 자체브랜드(PB)로 눈을 돌린다. 기업들은 중량을 줄이면서 가격을 동결하거나 올리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대응하고 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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