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개방형 플랫폼으로 기후테크 유니콘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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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345개 스타트업 발굴,
누적 1000억 투자유치 유도
개방 플랫폼·실증 인프라로,
첫 韓 유니콘기업 배출 모색

  • 등록 2025-08-12 오후 11:56:30

    수정 2025-08-12 오후 11:56:3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내 최대 전력 공기업 한국전력(015760)공사(한전)가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 참여를 고려한 개방형 플랫폼 구축과 규제에서 자유로운 실증 인프라 확대로 한국 최초의 기후테크 분야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창업 10년 이하 스타트업) 배출을 모색한다.

한국전력공사 전남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전)

12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 배출을 목표로 개방형 플랫폼과 ‘규제 프리’ 실증 인프라 구축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한전은 2017년부터 KEPCO(한전의 영문명) 에너지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껏 345개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왔다. 전력 공기업으로서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이란 국가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선 개별 기업의 노력에 그치지 않고 혁신기업을 키우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전의 지원으로 발굴된 스타트업들은 도합 987억원의 투자유치와 함께 1321명의 고용과 36억 8000만원 상당의 수출 실적을 거뒀으나, 아직 글로벌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한전 경영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탄소중립 노력 아래 전 세계적으로 118개의 기후테크 유니콘이 탄생했으나 한국 기업은 아직 하나도 없다. 미국이 47개사, 중국이 35개사, 유럽이 25개사를 키우는 동안 한국은 단 하나의 기업도 배출하지 못했다. 인도·일본·캐나다(각 2곳), 이스라엘·대만·칠레·인도네시아·싱가포르(각 1곳)보다도 뒤처져 있다.

미국에선 핵융합 에너지 플랫폼이나 배터리, 모빌리티, 중국에선 전기차·배터리 분야, 유럽에선 탄소관리 기업이 주목받고 있고, 신흥국에서도 저가형 소형 전기 모빌리티나 광산 관련 스타트업이 ‘유니콘 클럽’에 속속 가입하고 있지만, 한국은 기술력이 있더라도 관련 생태계 부재 속 좀처럼 성장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전 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기후테크 유니콘이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에너지 스타트업 생태계는 아직 미성숙한 상황”이라며 “구조·제도적인 복합 제약 속 전체 스타트업 중 에너지 분야 비중도 적고 유니콘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전기요금을 비롯한 국내 에너지 산업 전반이 관 주도의 규제산업으로 이뤄져 진입 장벽이 높아 스타트업이 법령 해석과 복잡한 인·허가로 신기술을 실증할 기회 자체가 적다. 여기에 더해 투자 생태계의 한계와 필요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이 약하다는 점 역시 스타트업의 초기 연구와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전 경영연구원은 “단일 주체만의 노력으론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스타트업과 공공기관, 대기업, 정부가 각각의 역할을 하면서도 유기적으로 협력해 스타트업의 기술개발부터 실증, 사업화, 글로벌 확장에 이르는 전 주기에 걸쳐 지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전이 개방형 플랫폼과 ‘규제 프리’ 실증 인프라 확대를 모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전은 에너지 생태계 혁신 플랫폼 ‘에너지 이음’을 구축해 스타트업과 에너지업계 전문가, 투자사, 공공기관이 정보를 교환하고 협업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지자체와의 협력으로 스타트업이 규제에 구애받지 않고 전력망과 생활권을 결합한 테스트 베드로 활용할 수 있는 실증 존을 구축해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에너지 분야에서 유니콘급 기업이 탄생한다면 직·간접 고용은 물론 연관산업 전반의 양질의 일자리와 함께 국민경제 후생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전은 국가 경제와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어가는 전략적 투자 차원에서 혁신 생태계 육성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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