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면 정신 번쩍든다”…외국인 200명이 밝힌 서울살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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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오면 정신 번쩍든다”…외국인 200명이 밝힌 서울살이 이유는

입력 : 2026.05.20 07:46

외국인 200명 삶 기록 오대용 대표

“뭐든 치열한 한국인에 매력 느껴”
국적불문 “韓서의 경험은 짜릿해”

한국 사랑하는 고학력 인재임에도
졸업·취업할 때 되면 이방인 취급
저출생문제 풀 동력으로 활용해야

30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 ‘덴(Den)’을 운영하는 오대용 대표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김호영 기자]

30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 ‘덴(Den)’을 운영하는 오대용 대표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김호영 기자]

한국을 소개하는 콘텐츠는 대개 ‘국뽕’ 혹은 ‘헬조선’으로 수렴한다. 이런 이분법을 넘어 제3자 시선으로 한국의 모습을 꾸준히 기록해온 사람이 있다. 30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 ‘덴(Den)’을 운영하는 오대용 대표다.

외국인 크리에이터 소속사 ‘어라운딧’ 등도 운영하는 그는 최근 ‘내가 만난 외국인들’을 출간하며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의 목소리를 더 깊이 있게 알리고 있다. 20일 세계인의 날을 맞아 지난 10년 동안 200여 명의 외국인을 인터뷰하며 기록한 ‘우리가 몰랐던 한국’의 모습을 들어봤다.

오 대표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로 ‘역동성’을 꼽았다. 단순히 K팝·한식 같은 콘텐츠 차원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뿜어내는 속도감과 에너지 자체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을 경험해본 외국인들 눈에 한국은 편하고 빠르고 짜릿한 나라”라며 “성별은 물론 국적·인종을 불문하고 24시간 여는 편의시설이나 빨리빨리 문화 때문에라도 오히려 본국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국인들에겐 때로 번아웃의 원인이 되는 ‘빨리빨리 문화’지만, 외국인들 눈에는 오히려 강렬한 생동감으로 비친다는 설명이다.

30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 ‘덴(Den)’을 운영하는 오대용 대표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30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 ‘덴(Den)’을 운영하는 오대용 대표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한국 사람들, 정말 열심히 살잖아요. 그런 에너지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한국에 오면 ‘나도 뭔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극을 받는 거죠.”

또 오 대표는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에게 일정한 ‘생애주기’가 있다고 표현한다.

한류에 이끌려 관광을 왔다가 관심이 생겨 어학당에 다니고, 대학과 대학원을 거쳐 혼인까지 이어지는 패턴이 있다는 의미다.

기존의 외국인 유입이 노동·혈연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한국 문화에 이끌려 자발적으로 한국 정착을 선택하는 ‘뉴 정착세대’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 ‘덴(Den)’을 운영하는 오대용 대표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30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 ‘덴(Den)’을 운영하는 오대용 대표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오 대표는 “이들은 인구절벽 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에 단비 같은 사람들”이라며 “대학 교육을 받고 두 개 이상의 언어가 가능한 인재들이자 한국을 사랑하는 ‘애한심’도 갖췄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이 20대의 상당 기간을 한국에서 보내며 사실상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 됐음에도 취업과 정착 단계에 들어서는 순간 다시 ‘외국인’으로 취급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 문제가 비자 제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오 대표는 “외국인이 취업할 수 있는 직종이 한정돼 있다”며 “외국인을 채용하려고 해도 ‘굳이 왜 외국인을 뽑아야 하느냐’를 계속 증명해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외국인 취업비자 제도는 학력·경력 요건이 세분화돼 있는 데다 기업 역시 내국인·외국인 고용 비율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때문에 외국인 채용 과정 자체가 복잡하고 진입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들 입장에서도 복잡한 취업·체류 절차를 피하기 위해 예술흥행(E-6) 비자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각종 편법과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튜브 Den(덴) 캡처.

유튜브 Den(덴) 캡처.

“외국인 유학생 30만명 시대가 코앞일 정도로 한국 대학은 빠르게 국제화되고 있지만, 정작 사회구조와 제도는 아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한국을 사랑하는 인재들을 양성해놓고 결국 내쫓듯 돌려보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겁니다.”

오 대표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경계인’들의 삶을 소개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고 말했다. 혼혈, 유학생, 고려인처럼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지만 조명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인터뷰는 밥을 먹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듣는 형식을 고수한다. 외국인의 삶을 ‘콘텐츠’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이야기로 듣기 위해서다.

그는 “동남아시아 출신 이민자 인터뷰보다 한국 음식에 열광하는 금발 백인 콘텐츠의 조회수가 압도적”이라면서도 “이 냉정한 알고리즘을 뚫어야 우리 사회 인식도 바뀌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15년 전 제가 일했던 캐나다 맥도날드에서는 우수사원이 방글라데시 사람이었고, 점장은 필리핀 사람이었어요. 저 같은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다 보면 한국에서도 이런 모습을 자연스레 보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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