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0분 걷기, 위·췌장·대장암 위험 뚝”… 하버드 30년 추적 연구

8 hours ago 1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중간 강도의 신체 활동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소화기 관련 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은 미국 성인 23만여 명을 3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하루 40분 빠른 걷기 수준의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한 사람은 소화기암 발생 위험이 17%, 소화기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학술지 종양학(JAMA Oncology) 최신 호에 실렸다.■ 하루 40분 빠른 걷기면 충분… 무리한 운동은 효과 비슷
연구진은 32년간의 추적 관찰기간에 참여자 23만 1067명(36~55세) 가운데 6538건의 소화기계 암 진단과 3791건의 암 관련 사망을 확인했다.

소화기계 암이란 구강, 인두(식도와 입 사이), 식도, 위, 소장, 결장, 직장 등 소화관과 함께 췌장, 담낭, 간 등 소화 보조기관 암을 합친 것이다.

참가자들의 운동량은 대사당량(MET·Metabolic Equivalent Task)’ 단위로 환산했다. MET는 신체 활동 시 소모하는 에너지량을 휴식 시 에너지 소비량(1 MET=3.5㎖/min/㎏)과 비교해 나타내는 지표다.

그 결과, 주당 17 MET-시간, 즉 하루 약 40분 정도의 빠른 걷기(시속 5~6km)에 해당하는 운동을 주 6일 이상 꾸준히 유지한 사람에게서 가장 큰 암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자전거를 예로 들면 중간 속도로 하루 30분 5일 이상, 달리기는 주당 약 2시간.반면, 운동량을 거의 3배(주당 50 MET-시간, 하루 약 1시간 45분 빠른 걷기 5일 이상 또는 하루 1시간 달리기 5일 이상)로 늘려도 추가적인 이익은 거의 없었다.

즉, 무리한 고강도 운동이 아니라, 빠르게 걷기와 같은 중등도 운동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소화기계 암의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꾸준한 운동이 만드는 ‘항암 체질’
운동이 왜 암 예방에 도움이 될까.
연구진은 지속적인 신체 활동이 체내 염증을 억제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며, 면역 기능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혈중 염증 지표인 C-반응 단백(CRP)이 낮아지고, 암세포가 성장하기 어려운 대사 환경이 조성된다.

“30년간 꾸준히 한 사람, 가장 큰 효과”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운동 습관을 2년마다 조사하며 최장 32년간의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단기간의 격렬한 운동보다 장기간 일정한 수준의 활동을 꾸준히 지속한 사람이 가장 큰 예방 효과를 보였다.

꾸준히 신체 활동 지침(주 7.5 MET-시간 이상)을 실천한 그룹은 운동량이 적은 그룹보다 소화기암 위험이 17% 낮았다. 특히 대장암, 췌장암, 간암 등 주요 소화기계 암에서 위험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운동은 ‘건강보험’… 일상에서 실천을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주요 보건 기관의 운동 지침을 준수하면 항암 등 건강 전반에 큰 개선 효과가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바로 주당 150분 이상의 중동도 유산소 운동을 하되 2일 이상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에드워드 L. 지오반누치(Edward L. Giovannucci) 교수(영양학 및 역학)는 “이번 연구는 수십 년에 걸친 꾸준한 신체 활동이 암 예방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명확히 보여준다”라며, “운동은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과학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01/jamaoncol.2025.4185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