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장관에 경제통 롱바르
야권 좌파진영 "도발" 비판
프랑스에서 예산안을 둘러싼 정국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프랑수아 바이루 신임 총리가 내각 구성을 마쳤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랑스 다목적 공공 금융기관장인 에리크 롱바르가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프랑스가 직면한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륜 있는 경제통을 경제 수장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6%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축소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이 권고하는 재정적자 수준은 GDP의 3%다.
예산 담당 장관으로는 아멜리 드몽샬랭 전 생태전환부 장관이 임명됐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르네상스당 소속이다.
34명으로 구성된 바이루 내각은 대부분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과 우파 공화당 소속 인사들로 채워졌다.
지난 1월 초까지 총리를 지낸 엘리자베트 보른은 교육부 장관에,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마뉘엘 발스는 해외영토 장관으로 임명됐다. 발스 전 총리는 중도좌파 사회당 출신이지만 현재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르네상스당 소속이다.
그 외 미셸 바르니에 정부 인사 일부가 자리를 유지했다. 브뤼노 르타이오 내무장관,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국방장관, 장노엘 바로 외무장관, 라시다 다티 문화장관 등이 유임됐다. 바이루 정부의 첫 국무회의는 내년 1월 3일에 열릴 예정이다. 새 내각은 당장 내년도 예산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7월 총선에서 패배한 이후 원내 1당인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과의 연정을 거부하고 4위에 그친 중도보수 공화당과 손잡으면서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내각에 2명의 전직 총리가 포함된 것은 앞서 축출된 미셸 바르니에 전 총리의 뒤를 따르지 않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이뤄졌으면 하는 마크롱 대통령의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내각 구성에 대해 야당에서는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정부의 우파적 색채가 더 짙어졌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는 엑스(X) 계정에 "이건 정부가 아니라 도발"이라며 "극우의 감시 아래에서 권력을 잡은 강경 우파"라고 비판했다.
[문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