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 당 80달러 찍은 국제유가
‘전쟁’ 리스크 현저한 감소 불구
美원유재고·대러 에너지 제재 등
미국발 단기 요인들로 상승 압력
국제유가를 널뛰게 하는 ‘전쟁’ 리스크가 완화됐음에도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와 미국 내 원유 재고량 감소 등 미국발 단기 요인들이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0.04달러로 전장 대비 2.54달러(3.28%) 올랐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2.03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2.11달러(2.64%) 올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한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수출 증가 및 수입 감소 여파로 감소한 게 국제 원유시장의 공급 우려를 키웠다. EIA는 보고서에서 미 정부의 러시아 에너지 기업 제재가 러시아의 원유 공급 및 배분을 현저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미국이 러시아 석유 회사 및 러시아산 석유를 수송하는 유조선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이후 국제유가는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재 대상에는 가즈프롬 네프트 등 석유회사와 러시아산 원유를 다른 나라로 수출해온 이른바 ‘그림자 함대’ 선박 183척 등이 포함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협상을 타결했음에도 미국발 원유 공급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미국의 작년 12월 소비자물가 지표가 양호하게 나온 것도 유가 상승 압력을 키웠다.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물가 지표로 인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되살아나면서 원유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프라이스퓨처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휴전 협상 타결로 원유 공급 우려가 경감됐지만 투자자들은 강한 경제 신호와 석유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