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이 한국 사진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바쁜 일상 속 도심에서 여가를 즐기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CNN은 13일(현지시각)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나라 중 하나에서 휴식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기사에서 한국 사진작가 김승구 씨의 인터뷰와 작품을 통해 한국인의 휴식 시간에 대해 언급했다.
매체는 “2023년 한국 정부는 MZ세대의 반발로 주 최대 근무 시간을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리려던 계획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긴 근무 시간 4위이며 ‘과로사(‘gwarosa’로 표기)’ 현상이 매년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나라”라고 운을 뗐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와 상명대에서 사진과 시각예술을 전공하고 도쿄 국제 사진 대회(TIPC) 그랑프리, 제11회 KT&G 상상 마을 ‘올해의 최종 작가’, 일우사진상 ‘올해의 주목할 만한 작가’ 등을 수상한 김승구 작가는 CNN에 “한국의 휴식 문화는 극심한 업무 압박과 빠르게 흘러가는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길 갈망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김 씨의 작품은 한옥 테마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시민들, 서울의 썰매장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 경기 포천 백운계곡에서 수영을 즐기는 가족 등 사계절 속 한국인의 일상 속 휴식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CNN은 “(김 작가의 사진 대부분은) 일상생활의 압박감과 그 속에 흐르는 기쁨의 순간이 극명하게 대조된다”며 “억압적인 도시 풍경과 주민들의 다채로운 여가 활동 사이의 긴장 같은 흥미로운 이중성이 발견된다”고 평했다.
김 작가의 작품 내용은 주로 한국 사회 상류층보다 중산층에 초점을 맞춰져 있다. 그는 “상류층의 고급 리조트나 호텔 등 접근이 어려운 사치스럽고 고립된 장소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어 그들의 문화를 면밀히 관찰하긴 어렵다”며 “한국 사회를 더 잘 표현하는 건 대중이 즐기는 문화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긴 근무 시간과 짧은 휴가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도전에 적응하고 극복하는 개인의 근면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어느 정도 이런 모순점을 받아들이고 그 사이 휴식에서 만족을 추구한다. 한국 휴식 문화에는 낙관주의가 분명히 드러나며 (작품 속) 따뜻하고 밝은 노출을 통해 이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했다.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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