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 크림반도 포기 준비돼… 푸틴, 공격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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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종전 협상 중대변수로 부각
바티칸 회동에 “잘 진행, 멋진 회의”… 러에 ‘당근’ 제시하며 협상타결 압박
루비오 “이번주 중재 계속여부 결정”… 성과 없으면 중단-러 추가제재 시사
푸틴 “내달 8…10일 ‘전승절’ 휴전”

러, ‘쿠르스크 파병’ 북한군 훈련영상 공개
28일 러시아 언론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와 관영 타스통신 등이 공개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파병 북한군의 훈련 영상. 러시아 군인이 훈련에 참여한 북한 군인들에게 수류탄 투척 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 영상에는 북한군의 사격 훈련과 행군 모습도 담겨 있다. 솔로비요프 텔레그램 캡처

러, ‘쿠르스크 파병’ 북한군 훈련영상 공개 28일 러시아 언론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와 관영 타스통신 등이 공개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파병 북한군의 훈련 영상. 러시아 군인이 훈련에 참여한 북한 군인들에게 수류탄 투척 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 영상에는 북한군의 사격 훈련과 행군 모습도 담겨 있다. 솔로비요프 텔레그램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크림반도를 포기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미국 뉴저지에서 워싱턴으로 출발하기 전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를 젤렌스키 대통령이 포기할 준비가 됐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간 크림반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했음에도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할 의지를 밝힌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협상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가 협상의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을 중재해 온 미국은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은 러시아에 제재 강화라는 ‘채찍’과 동시에 크림반도의 러시아 소유 주장을 인정하는 ‘당근’도 거론하며 중재 성과를 거두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트럼프 “젤렌스키, 크림반도 포기 준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 공격(shooting)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협정에 서명하길 바란다”고 다시금 러시아에 휴전 협상에 임할 것을 압박했다. 전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가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선 “그 만남은 잘 진행됐다. 그것은 멋지고 아름다운 회의였다”고도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대화가 원활히 진행됐음을 시사했지만 정작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할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한 트럼프 행정부의 중재안에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지배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논의를 휴전 뒤로 미루자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제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포기를 밀어붙이는 모양새란 분석도 나온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됐다. 2013년 11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연합(EU) 가입 논의를 전격 중단하고 친러시아 노선으로 선회하자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유로마이단 혁명’이 일어났고, 러시아는 러시아계 보호 등을 이유로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여전히 헌법상 자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를 포기할 경우 사실상 헌법을 위반하게 된다. 정치적으로도 치명상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다.

● 루비오 “결실 없으면 시간-자원 투입 못 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27일 두 전쟁 당사국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그는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주는 우리가 이 노력을 계속할지 아니면 다른 문제에 집중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종전 협정)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이 노력이 결실을 보지 못하면 우리는 시간과 자원을 계속 투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번 주를 시한으로 협상에 성과가 없으면 중재를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J D 밴스 미 부통령도 23일 인도 방문 중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매우 분명한 (종전) 제안을 했다”며 “이제 그들이 받아들일 때이며, 그게 아니라면 미국은 손을 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영유권을 인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러 압박 발언도 내놓고 있다. 그는 26일 바티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한 뒤 “그(푸틴 대통령)는 전쟁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2차 제재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와 관련해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옵션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단계까지는 가고 싶지 않다. 아직 그 시점이 아니라고 본다. 그건(대러 제재 강화는) 외교의 문을 닫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상황이 진전되지 않는다면 추가 대러 제재 카드도 쓸 수 있다는 것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28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다음 달 9일)을 맞아 일시적 휴전을 선언했다. 크렘린궁(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결정으로 5월 8일 0시부터 11일 0시까지 휴전을 선언했다”며 “이 기간 중 모든 군사행동은 중단된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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