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철철 흘려도 물러섬 없는 미국-중국...자존심이냐, 실리냐 ‘스위스 담판’

15 hours ago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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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로 극한 대치를 이어가던 중국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미국과 첫 공식 대화에 나선다.

양국이 100%가 넘는 비현실적인 보복관세로 지난 넉 달 가까이 총성 없는 경제전쟁을 벌여온 데다 회담 장소가 중립 지역인 스위스라는 점은 두 나라가 쉽게 자존심을 굽힐 뜻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미·중 관세전쟁의 파장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각국 산업계 염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첫 만남에서 탐색전 이상의 접점 찾기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흘러나온다.

6일 미국 재무부 발표 등을 종합하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스위스를 방문해 중국 경제의 ‘실세’로 꼽히는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10~11일 무역 현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0일부터 이틀 간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미국 발표와 같은 시점인 7일 오전 발표에서 허 부총리가 스위스 정부 초청에 따라 9~12일 스위스를 방문한다며 “스위스 방문 기간 허 부총리는 중·미 경제 무역 선도인으로서 미국 선도인인 베선트 재무장관과 회담을 연다”고 밝혔다.

양국 간 스위스 고위급 회동은 관세 부과로 시작된 자존심 싸움의 수위를 낮추기 위한 첫 교섭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45%에 달하는 미국의 대중 관세로 미국 내 소매기업은 물론 제조업이 타격을 입고 있고, 중국 역시 지급준비율·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출혈’이 상당한 상황이다.

미·중 간 관세를 필두로 한 무역 교섭은 미국에 상호관세 공격을 받는 국가들과 협상 내용과 속도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첫 교섭 내용과 분위기가 주목받는 상황이다.

일단 첫 만남은 대화 의제를 설정하고,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는 차원의 회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베선트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토요일과 일요일(10일과 11일) 우리는 무엇에 대해 논의할 것인지 합의할 것”이라며 “내 생각에는 대단한 무역 협상이 아니라 긴장 완화(de-escalation)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스위스에서 만나는 것은 양국 간의 ‘체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은 “스위스 측과 (상호관세) 협상을 위해 스위스에 갈 예정이었다”면서 “알고 보니 중국 측이 유럽을 방문하며, 그들도 스위스를 찾는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31%로 책정한 트럼프 행정부는 스위스 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앞둔 상태였다. 앞서 관세 협상을 진행했던 한국·일본·인도는 모두 협상 장소가 미국 워싱턴DC였지만, 스위스와의 협상은 스위스 현지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허 부총리의 스위스 제네바 방문이 스위스 정부의 초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양국이 누가 먼저 ‘저자세’를 취했는지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중립국’인 스위스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대중 관세 인하를 중국 측에 제시할 가능성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그는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동에 베선트 장관과 그리어 대표가 함께 움직인다는 점도 유심히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16일 국제 무역 협상을 담당하는 장관급 인사인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로 리청강 세계무역기구(WTO) 주재 중국대사를 발탁했다.

구체적인 관세 협상을 전개할 진용을 짠 상황에서 단순한 탐색전을 넘어 이번 회동 때 상호 구체적인 요구 사항 ‘주고받기’가 전개될 수도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중국은 협상을 원하고 만나길 원한다.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 중국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현재 전혀 무역을 하고 있지 않다. 그들의 경제는 미국과 무역을 하지 않아 크게 고통받고 있다”고 말한 뒤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1조달러라면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1조달러를 잃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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