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갓길에 있는 주정차 방지용 시설물을 철거한 인천대교에서 30대 남성이 차량을 세운 뒤 추락해 숨졌다.
10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43분께 인천대교에서 "사람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인천대교 상황실로부터 연락받은 해경은 30대 A씨의 차량이 인천대교 주탑 부근에서 세워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경은 경비함정과 연안구조정 등을 투입해 주변 해상을 수색한 끝에 전날 오후 3시 54분께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호흡과 맥박이 없이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사고 발생 전 별다른 제약 없이 인천대교 주탑 쪽 갓길에 차량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천대교에서 투신 사고가 잇따르자 2022년 11월 교량 갓길에 차량 주정차를 막기 위한 플라스틱 드럼통 1천500개가 설치됐다.
그러나 긴급 상황을 고려한 차량 주정차 공간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지난달까지 모든 드럼통이 철거된 것으로 드러났다.
투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물이 철거됐지만, 근본적인 대책인 추락방지 시설 설치 방안은 2년 가까이 답보 상태다.
인천대교 측은 2023년 '투신 방지 시설 내풍 안전성 검토 용역' 진행한 결과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해도 교량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연구용역에서 추산된 시설 설치 비용이 120억원에 달하면서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09년 개통한 인천대교에서는 이날 현재까지 모두 79명의 투신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경은 A씨가 교량에서 해상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