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험”소문나며 100개 굿당 밀집
위험물질 설치···‘도심 화약고’논란
30일까지 대집행해 자연환경 회복
불암산 동쪽 사면의 남양주 별내동 식송마을은 서울 근교의 대표적인 집단 무속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이후 무속인들 사이에서 기돗발이 영험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100여개의 굿당이 밀집했다.
남양주시(시장 주광덕)는 10일부터 30일까지 별내동 불암산 일대에 장기간 방치돼 온 무속 관련 불법건축물 55개소를 행정대집행을 통해 전면 철거에 나선다고 밝혔다. 시는 천막까지 포함하면 기도소가 1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조치는 △도심 내 산불위험 요소 제거 △주민 생명과 안전 확보 △훼손된 불암산 자연복원을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추진된다. 시는 해당 건축물이 전기선, LPG 가스통, 유류통 등 위험물질이 무단으로 설치돼 있어 자칫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도심 속 화약고’로 전락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에 따라 1985년 이전부터 불암산 일대에 무단 점유된 불법시설물에 대해 2024년부터 총 4차례에 걸친 자진철거 계고와 시정명령을 시행했다. 그러나 자진철거가 이행되지 않자 지난 8월 행정대집행 계고와 영장 송부를 거쳐 마침내 강제 철거에 나섰다. 철거 대상은 무속 행위 장소(굿당), 불법 주거용 컨테이너, 조리·취사시설 등으로, 총면적 약 91만1482㎡에 달한다.
대집행에는 소방서, 경찰서, 공무원 등 80여 명의 인력과 굴삭기 등 중장비가 투입된다. 시는 철거 이후 잔재물까지도 신속히 수거 및 반출해 불암산 본래의 자연환경을 되살리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수십 년간 우리 모두의 발목을 잡아 온 불법 건축물 문제를 이제야 비로소 종결짓게 됐다”며 “이는 단순한 철거가 아니라 시민 안전을 지키고 불암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숨결을 온전히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려주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주 시장은 이어 “주민들도 이제는 안심하고 불암산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적극 환영하고 있다”며 “그동안 미뤄온 과제를 이제 과감히 마무리하는 만큼 관계 기관과 빈틈없이 협력해 흔들림 없이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