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로서 본격적인 재활에 돌입한 오타니 쇼헤이, 소속팀 LA다저스는 기존 계획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7일(한국시간) 구단 주관 라디오 방송사 ‘AM570 LA스포츠’과 인터뷰에서 오타니의 투수 복귀 계획이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될지를 묻자 “짧게 답하자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오타니는 전날 뉴욕 메츠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라이브BP를 소화했다. 22개의 공을 던졌는데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96~97마일 수준까지 나왔다. 스위퍼와 스플리터도 일부 구사했다.
이날 라이브BP는 지난 2023년 미국 진출 이후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은 그가 처음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자리였다. 지명타자로 뛰고 있는 오타니는 최대한 많은 타격 기회를 위해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없이 라이브BP로 빌드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저스는 투수진의 줄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27일 현재 14명의 투수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타일러 글래스나우, 블레이크 스넬, 사사키 로키 등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했던 투수들도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타니가 투수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것. 당장 일손이 급한 선발진 상황을 생각하면 그의 복귀가 예정보다 빨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올만도 하다.
로버츠는 이같은 예상에 고개를 저은 것. 로버츠는 오타니가 의료진, 구단 프런트와 재활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뒤 그의 투수 재활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다저스가 오타니의 투수 재활에 신중을 기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현재 타자로서 그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지난 시즌 역사상 최초로 50홈런 5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오타니는 이번 시즌에도 타율 0.295 출루율 0.388 장타율 0.638 18홈런 32타점으로 맹활약중이다. 홈런 메이저리그 1위, 장타율은 내셔널리그 1위다.
로버츠는 “가장 중요한 것은 타자로서 그의 가치다. 투수 재활의 속도를 끌어 올리는 것이 타자로서 가치를 깎아내릴 수 있다면 이는 말이 안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그는 “내 생각에 아마도 올스타 휴식기까지는 투수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오타니의 투수 재활이 신중하게 진행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