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제로 'SMR 추진선' 닻오른다…치고나가는 HD한국조선·삼성重

21 hours ago 3

조선·해운업계 ‘게임체인저’인 소형모듈원전(SMR) 추진 컨테이너선 시대가 닻을 올렸다. 국제해사기구(IMO)가 규범 제정 45년 만에 ‘핵 추진 상선 안전 규범’을 고치는 작업에 착수하면서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IMO는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110차 해사안전위원회(MSC) 회의에서 핵 추진 상선 안전 규범 개정의 필요성을 공식 인정하고 선박설계건조소위원회(SDC)에 개정 작업을 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SDC 차기 회의부터 개정 작업을 시작한다. 규범 개정은 이르면 2027년 말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핵 추진 상선 안전 규범은 1981년 제정됐다. 규범에 기반해 러시아가 1980년대 핵 추진 쇄빙선을 만들어 북극해에서 운항했다. 하지만 안전 문제 때문에 핵 추진 컨테이너선 및 유조선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SMR 상용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핵 추진 상선 개발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기존 규범은 가압수형원자로(PWR) 같은 오래된 시스템에만 적용되는 게 문제였다. 이에 조선업계는 꾸준히 개정을 건의했다. SMR 추진선은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연료 탱크나 배기 기관이 필요 없어 컨테이너를 추가로 넣을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는 SMR 추진선 및 해양플랜트 개발에 착수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월 1만5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SMR 컨테이너선 설계 모델로 미국선급협회의 개념 승인을 받고, 교환사채(EB)로 조달한 6000억원 중 절반(3000억원)을 SMR 추진선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70메가와트(㎿)급 SMR 추진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2021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 등과 해상 부유식 SMR을 개발 중인 삼성중공업도 최대 800㎿급 부유식 원전 설비 모델을 만든 뒤 2028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SMR 추진선 및 해양플랜트 상용화에 성공하면 맹추격해오는 중국 조선소들과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