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퀵서치]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 방식이 변경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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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이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의 출금 방식을 변경한다고 공지했습니다. 공지에 따르면 이용자는 가상자산을 전송하고자 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나 개인지갑의 주소를 미리 등록해야 합니다. 번거로운 절차가 생겼으니 이용자 입장에서는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급하게 출금해야 할 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거나 아예 출금이 제한될 수도 있죠. 그러면 업비트와 빗썸은 왜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의 출금 정책을 변경한 것일까요?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자금세탁 방지 위한 트래블룰

가상자산이 대중화되면서 이를 자금 세탁, 테러 자금 조달 등 불법적인 용도로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했습니다. 이에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지난 2019년 6월 ‘트래블룰(Travel Rule)’ 규제를 가상자산에도 적용하도록 권고했습니다.

트래블룰은 100만 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다른 거래소나 지갑으로 옮길 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트래블룰은 철저한 고객확인(KYC)을 통해 자금 이동을 추적함으로써 가상자산이 불법적인 용도로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자금세탁방지(AML), 테러 자금으로 흘러가는 것을 방지하는 테러자금조달금지(CFT)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거래 투명성 향상과 이용자 보호에도 기여합니다.

우리나라는 FATF 권고에 따라 지난 2020년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을 개정하고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는 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된 2022년 3월 25일부터 트래블룰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100만 원 가상자산 거래에도 문제 제기

그런데 최근 금융당국이 업비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이 미신고 VASP에 전송된 사례를 다수 발견했습니다. 이를 문제 삼아 업비트에 대한 제재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트래블룰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미신고 VASP와 거래함으로써 KYC 미준수, AML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금융정보분석원이 수사기관에 통보한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 출처=빗썸

금융정보분석원이 수사기관에 통보한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 출처=빗썸

미신고 VASP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하지 않고 내국인 대상 영업 행위를 하는 해외 VASP를 말합니다. FIU는 지난 2022년 8월과 2023년 7월에 총 23개 미신고 VASP를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입출금 거래를 제한했습니다. 미신고 VASP에는 쿠코인(KuCoin), 멕스씨(MEXC), 페맥스(Phemex), 엑스티닷컴(XT.com), 비트루(Bitrue) 등이 해당됩니다.

트래블룰 확대 적용하는 거래소

최근 업비트와 빗썸은 금융당국이 제기한 문제를 의식해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 방식을 변경했습니다. 한 마디로 트래블룰을 모든 출금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입니다.

업비트는 지난 2월 13일부터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의 출금 방식을 변경했습니다. 트래블룰 솔루션이 연동되거나 VASP 및 개인 지갑이 확인된 주소로만 출금을 허용하고, 그 외에 업비트가 확인하지 못한 주소로의 출금은 제한합니다. 물론 미신고 VASP로의 전송도 제한됩니다.

업비트는 지난 2월 13일부터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 방식을 변경했다 / 출처=업비트

업비트는 지난 2월 13일부터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 방식을 변경했다 / 출처=업비트

이용자는 가상자산 출금 시 출금 주소 확인이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으면 개인지갑이나 출금 주소를 등록해야 합니다. 개인지갑을 등록할 때는 PC의 경우 마이페이지, 개인지갑 주소 관리, 관리하기, 주소 등록을 차례로 선택한 후 등록합니다. 모바일 앱에서는 입출금, 설정, 개인지갑 주소 관리, 개인지갑 주소 등록 순으로 이동해 등록합니다. 출금 주소 등록 시에는 고객센터의 1:1 문의하기를 통해 출금 주소 등록을 신청해야 합니다. 항목이 다소 많고 지갑 주소 이미지도 등록해야 하니 여유를 두고 진행하길 권합니다. 빗썸은 지난 2월 14일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 방식 변경을 공지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업비트와 유사합니다. VASP나 개인지갑으로 출금하려면 미리 지갑 주소를 등록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단 빗썸과 트래블룰을 연동한 거래소나 이미 주소 등록 후 출금 서비스를 이용 중인 화이트리스트 거래소, 개인 지갑은 별도 등록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빗썸의 승인을 받지 못한 주소나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로의 출금은 제한됩니다.

출금 주소를 등록할 때는 입출금, 주소록, 주소 등록 메뉴로 이동해 등록하면 됩니다. PC와 모바일 앱 모두 동일합니다. 최근 사용자 경험(UX)을 강화한 빗썸답게 업비트보다는 다소 간소한 편입니다.

빗썸은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 방식 변경을 4월 1일부터 시행한다 / 출처=빗썸

빗썸은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 방식 변경을 4월 1일부터 시행한다 / 출처=빗썸

빗썸은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 방식 변경을 오는 4월 1일부터 시행합니다. 이용자에게 출금 주소 사전 등록 기간을 충분히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사전 등록은 지난 2월 17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안전한 거래 환경 조성에 기여하는 정책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 방식 변경으로 이용자는 다소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출금할 곳이 미신고 VASP인지, 트래블룰 솔루션을 연동했는지 확인해야 하고, 출금 전 따로 등록해야 합니다. 출금할 때도 반드시 확인된 지갑 주소를 이용해야 하죠.

하지만 이를 통해 자신의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미신고 VASP와의 거래를 차단해 자금세탁, 테러 자금 조달 등 불법적인 용도로 활용되거나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거래 내역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도 있죠. 결국 가상자산 시장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안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동참하는 일입니다. 당장은 불편할 수 있지만 그만큼 분명한 장점이 있는 정책입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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