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벅스가 일부 매장에 스터디룸을 조성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외에서 장시간 카페에 머물며 공부하는 '카공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타벅스가 갈등을 해소하고 소비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접근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스타벅스 차이나에 따르면 최근 광둥성 광저우·선전시 등 일부 매장에 자습 공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정보기술(IT) 기업, 연구소, 대학교 등이 밀집한 경제무역 중심지로, 공부 공간에 대한 수요가 높은 곳이다.
스타벅스 차이나는 공식 사회관계망(SNS)를 통해 "더운 여름철, 매장에서 소비자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려 한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매장에서 공간을 활용한 흥미로운 시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래에는 보다 많은 우리 매장이 다양한 취미를 지향하는 공간이 돼 커피가 여러분의 시간과 취미와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광둥성 주요 도시의 일부 매장에는 '싱즈(星子) 자습실'이라는 이름으로 스터디룸이 운영되고 있다. 매장 내부의 창가나 한쪽 벽면에 1인용 테이블을 배치해 학습 공간으로 지정했으며, 이용자들은 별도의 요금이나 시간제한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콘센트와 무선인터넷, 생수 또는 온수도 무료로 제공된다.
해당 서비스는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으며, 사전 예약 없이 커피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SNS에는 이를 반기는 후기들이 다수 올라왔지만, 일각에서는 "자리를 계속 차지하고 있을까 봐 걱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99년 중국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현재 중국 전역에 775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현지 1위 커피 브랜드인 루이싱커피(Luckin Coffee)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스타벅스의 중국 매출은 최근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일각에서는 매각설까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스타벅스 차이나는 일부 음료 가격을 인하하고 무설탕 옵션을 도입하는 등 소비자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 스터디룸 운영 역시 실적 회복을 위한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