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먹을까, 피자 먹을까 고민될 때는…'켄치짜' 시키면 됩니다." 지난 3일 서울 아차산로에서 열린 KFC 신제품 '켄치짜'(Kenchizza, Kentucky Chicken Pizza) 출시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유명 요리사 최현석 셰프는 신제품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KFC 광고 모델인 최 셰프는 켄치짜 개발에도 참여했다.
KFC코리아는 기존 메뉴 핫크리스피 치킨을 활용한 신메뉴 켄치짜를 오는 8일 출시한다. 켄치짜는 켄터키 치킨 피자의 줄임말로, 핫크리스피 치킨 위에 피자 토핑이 올라간 메뉴다. 닭가슴살 필렛 위에 체다·모차렐라 치즈를 얹고 페퍼로니·올리브·피망·양파 등 피자 토핑을 더했다. KFC코리아는 2015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켄치짜를 이벤트 한정 메뉴로 선보여 왔지만 정식 메뉴로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 셰프는 "배달을 시킬 때 많이 고민하는 메뉴가 피자와 치킨일 것"이라며 "켄치짜는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이 주문하면 둘 다 오는 메뉴"라고 소개했다.
KFC는 국내 시장에서 신메뉴 연구·개발에 공들이고 있다. 버거 브랜드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독창적 메뉴를 출시하는 것으로 소비자들 시선을 끌려는 것이다.
지난 1월엔 치밥을 KFC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켄치밥’을 출시해 약 5개월 만에 누적 10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몽골·대만·싱가포르 등에도 수출 중이다. KFC코리아가 개발한 켄치밥의 레시피부터 광고 콘텐츠까지 그대로 몽골 현지 22개 매장에서 한정 판매를 진행한 바 있다.
최 셰프를 모델로 기용한 것도 독창적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최 셰프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을 통해 도전적 요리를 주로 선보이는 요리사로 자리매김했다. 이 부분이 켄치짜의 정체성과 부합했다는 게 KFC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최 셰프는 단순히 모델로서만 활동한 게 아니라 신메뉴 아이디어 기획·개발 등에도 참여했다.
켄치짜는 조리의 효율성과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하키 '퍽'(PUCK)에서 영감을 받은 재료 조립 방식을 활용했다. 매장에서는 치킨 위에 치즈, 채소, 페퍼로니 등 토핑을 뭉친 퍽 하나만 올려 오븐에 넣으면 켄치짜를 만들 수 있어 빠른 속도로 조리하면서도 매장별 일관된 맛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 회사 측은 이 기술을 특허 출원할 계획이다. 가격은 단품 6300원, 슈퍼박스(켄치짜·코울슬로·음료·에그타르트·핫크리스피통다리) 1만900원이다.
KFC 측은 신메뉴 켄치짜가 켄치밥의 판매 실적을 넘어서, KFC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인 '징거' 라인 수준의 판매량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민정 KFC코리아 마케팅 담당 이사는 "2023~2024년에 선보였던 신메뉴 징거 통다리, 슈퍼박스 메뉴 등이 매출에서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자본시장에 매물로 나온 KFC코리아는 최근 실적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오케스트라PE)는 인수 2년 만에 KFC코리아 매각을 시도 중이다. 매각 대상은 KFC코리아 지분 100%로, 오케스타라PE는 2023년 초 KG그룹으로부터 약 1000억원에 사들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FC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전년 대비 496.1% 증가, KFC코리아 설립 이래 최대 이익을 올렸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