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또 다시 세계적 무료 광고 호재를 만났다. K팝 아이돌 ‘블랙핑크’ 제니가 미국 TV 토크쇼에서 바나나킥을 최애 과자로 소개해 세계적 홍보효과를 얻어낸지 석달만이다. 이번엔 넷플릭스 1위에 오른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덕을 봤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조이, 루미, 미라 등 3명의 여성으로 이뤄진 K팝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가 악령을 퇴치하는 내용인데 다양한 한국 문화와 음식이 소개된다. 그 중에서도 영화 초반에 대규모 공연을 앞두고 주인공들이 김밥과 호떡, 어묵, 순대, 달걀 등으로 간식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에 농심 제품과 유사한 음식들이 대거 등장한다.
가장 비슷한 식품은 새우깡. 영화 안에서는 봉투에 매운 감자칩이라고 써 있지만 과자의 모습은 영락없는 새우깡이다. 단발머리의 조이는 봉투를 한번에 찢은 뒤 새우깡으로 보이는 과자를 실컷 먹어치운다.
컵라면에는 아예 농심이라는 회사 이름까지 유사하게 ‘동심’이라고 적혀 있다. 무엇보다 라면의 이름이 농심을 곧바로 떠올려준다. 한자로 귀신 신(神)자가 써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매울 신(辛)자를 쓰지만 농심을 대표하는 신라면과 한국어 발음이 똑같다.
영화의 아트디렉터 김다혜씨가 SNS에 “라멘이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라면입니다.”라고 올린 사실까지 공개되면서 극중 라면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넷플릭스는 영화 공개를 앞두고 미국 뉴욕시에서 컵라면을 나눠주는 행사를 열며 한국 라면을 홍보해주기도 했다.
농심이 뜻하지 않게 글로벌 홍보 행운을 얻은 것은 올들어 두번째다. 지난 3월 블랙핑크 제니가 미국 유명 토크쇼 ‘제니퍼 허드슨 쇼’에 출연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과자로 농심의 ‘바나나킥’ ‘새우깡’ 등을 소개해주는 행운을 누렸다.
첫 솔로 정규 앨범 ‘루비(RUBY)’를 홍보하는 자리에서 제니의 이야기는 ‘5초의 마법’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큰 효과를 봤다. 주식 시가총액이 나흘만에 2600억원 오르기도 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농심 제품 노출도가 더 크다. 지난 20일 공개 이후 미국, 캐나다, 독일, 포르투갈, 태국, 필리핀, 대만 등 40여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넷플릭스 영화 부문 전체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농심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PPL 광고나 홍보 관련 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넷플릭스가 뉴욕에서 컵라면을 나눠줄 때도 협조를 부탁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새우깡은 1971년, 바나나킥은 1978년에 출시한 회사의 대표 제품”며 “반세기 가까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식품들이 한국을 소개하는 음식으로 묘사돼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