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쉬어도 피곤하다면… 몸이 보내는 ‘질병 신호’일 수도

3 hours ago 6

월요병 부르는 만성피로는
여러 원인으로 나타나는 증상
6개월 넘으면 ‘만성피로증후군’
‘주말 몰아자기’ 생체리듬 저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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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쉬었는데도 월요일 아침이면 몸이 천근만근이에요.”

직장인 정 모 씨(38)는 최근 몇 달째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로를 겪고 있다. 충분히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업무 중에는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가 잦아졌다. 퇴근 후에는 운동은커녕 저녁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하루를 마무리하는 날이 반복됐다. 처음에는 업무가 많아 생긴 일시적인 피로라고 생각했지만 휴가를 다녀온 뒤에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피로는 누구나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과도한 업무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으로 나타나는 피로는 대부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된다. 하지만 쉬어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고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단순한 피곤함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몸속에 숨어 있는 질환이 보내는 신호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피로는 다양한 질환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다. 빈혈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만성 간질환, 신장질환, 수면무호흡증 등은 초기 증상으로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건강 문제도 만성적인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피로가 오래 지속된다면 단순히 영양제를 복용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원인을 찾는 과정이 우선이다.

흔히 사용하는 ‘만성피로’라는 표현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만성피로는 특정 질환명이 아니라 여러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을 뜻한다. 반면 ‘만성피로증후군’은 다른 질환으로 설명되지 않는 심한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이 크게 제한되는 경우 진단하는 하나의 질환이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의미가 다른 만큼 지속되는 피로가 있다면 의사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피로와 함께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감소하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 밤에 잠옷이 흠뻑 젖을 정도의 식은땀, 목이나 겨드랑이의 멍울 등이 나타난다면 진료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은 감염성 질환이나 혈액질환, 악성종양 등 중대한 질환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어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지 피로가 오래 지속된다고 해서 반드시 심각한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인의 생활 습관도 만성적인 피로를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스마트폰 사용과 불규칙한 취침 시간, 운동 부족, 과도한 카페인 섭취,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신체 회복 능력을 떨어뜨려 피로를 악화시킨다. 평일 내내 부족했던 잠을 주말에 몰아서 자는 것 역시 생체리듬을 깨뜨려 오히려 월요일 피로감을 심하게 만들 수 있다. 치료는 피로 자체보다 원인을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빈혈이나 갑상선질환, 당뇨병 등 원인 질환이 확인되면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고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 스트레스 관리도 피로 해소에 중요한 요소다.

무엇보다 만성피로를 예방하려면 피곤할 때만 쉬는 것이 아니라 평소 회복력을 높이는 생활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업무가 이어질 때일수록 휴식 시간을 확보하고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유지하며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윤지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로는 누구나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지만 충분한 휴식에도 회복되지 않는 피로는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며 “지속되는 피로를 단순히 체력이 떨어진 것으로 여기기보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은 만성피로 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며 “특히 고령층에서는 피로가 영양 부족이나 근육량 감소, 빈혈, 갑상선질환 등의 첫 신호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기자 kinn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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