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수의 AI와 뉴비즈] 〈21〉AI 코딩 에이전트, '개발'의 정의를 바꾸다

1 week ago 5
최은수 aSSIST 석학교수·인텔리빅스 대표·CES2025 혁신상 심사위원최은수 aSSIST 석학교수·인텔리빅스 대표·CES2025 혁신상 심사위원

“코드는 더 이상 사람이 직접 짜는 것이 아니다.” 이번 주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 빌드 2025와 구글 I/O 2025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는 이 같은 메시지를 전 세계에 던졌다. 오픈AI 역시 '코덱스(Codex)'라는 인공지능(AI) 코딩 에이전트를 공개하며 'AI 코딩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렸다. 코딩의 미래가 인간 중심에서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빅테크 기업들이 공식 선언한 셈이다.

MS는 혁신적인 개발 플랫폼인 '깃허브 코파일럿 워크스페이스(GitHub Copilot Workspace)'를 공개했다. 여기에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기능이 추가되면서, AI가 마치 여러명의 개발팀처럼 역할을 나눠 전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이 플랫폼에서 “사내 인사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줘”라고 자연어로 말하면, AI는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백엔드 API와 프런트엔드 UI를 자동으로 생성해주고 테스트 코드와 배포 문서까지 자동으로 완성해준다.

특히 '코파일럿 스튜디오(Copilot Studio)' 기능을 활용하면 비개발자도 엑셀 문서를 만들 듯 자신이 필요한 'AI 직원'을 직접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코딩 경험이 없는 직원도 '고객 문의에 자동으로 답변해주는 챗봇'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MS는 또 하나의 강력한 도구, '에이전트 파운드리(Agent Foundry)'도 공개했다.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 상에서 기업이 직접 고객 상담 에이전트, 보고서 요약 에이전트 등 다양한 목적에 맞는 AI를 직접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글은 최신 멀티모달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 2.5 프로 기반의 '코드 어시스트(Code Assist)'를 선보였다. 이 코딩 에이전트는 수십만 줄에 달하는 코드를 문맥으로 파악하고, 문제점을 스스로 찾아 수정하며 대화형으로 개발자의 요구를 구현해낸다.

여기에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라는 혁신적 기능이 추가됐다. 개발자가 화면을 공유하며 음성으로 설명하면 제미나이는 해당 코드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코드 리뷰, 디버깅, 리팩토링까지 자동으로 실행해준다.

“웹사이트 로그인 페이지 만들어줘.”

오픈AI의 코덱스는 이처럼 사람이 말만 하면 HTML, CSS, 파이썬 등을 조합해 실제 코드를 작성해준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인터넷만 연결돼 있다면 어디에서든 사용할 수 있다. 또 음성, 텍스트, 코드, 이미지까지 이해하는 멀티모달 인터페이스를 갖춘 '실행형 코딩 에이전트'로 진화해 복잡한 API 연동, 시스템 설계, 백엔드 구축까지 수행할 수 있다. 이제 프롬프트 하나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를 만드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AI가 소프트웨어(SW) 개발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이제 우리는 말로 AI에게 지시하고 화면으로 검토하며 AI와 함께 설계하는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을 맞이하고 있다. AI가 '누구나 개발자'가 될 수 있는 시대를 열었고, 결국 '개발'의 정의를 바꾸고 있다. 개발은 더 이상 사람이 코드를 작성하는 일이 아니라, AI에게 업무를 설명하고 결과를 조율하는 일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개발 도구의 혁신을 넘어 산업 전체의 구조적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MS는 이미 회사 전체 코드의 20~30%를 AI가 만들고 있고 최근 전체 인력의 약 3%인 6000명을 감원했는데, 이 가운데 40%(2000명)가 개발자다. 구글도 신규 코드의 25% 이상을 AI로 작성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유지보수 비용을 AI로 절감하고, 테스트 자동화를 통해 품질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이제 교육기관도 파이썬 문법보다는 'AI와 협업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AI는 인간을 코딩에서 해방시키는 대신, '문제를 정의하고 구조화하는 역량'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물론 AI가 코드를 짜더라도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 저작권, 보안 취약점, 편향된 판단 등 코드 결과에 대한 윤리적·법적 책임은 오롯이 사람의 몫이다. AI 코딩 에이전트의 등장으로 개발자에게는 새로운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SW업계는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 앞에 위기의식을 갖고 근본적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최은수 aSSIST 석학교수·인텔리빅스 대표·CES2025 혁신상 심사위원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