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귀족 청년들 타던 것처럼…마세라티 '원조'의 자부심 [신차털기]

5 hours ago 1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그란투리스모는 마세라티 브랜드 철학이 집약된 모델이다."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코리아 총괄은 지난달 29일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그란카브리오 시승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란투리스모는 마세라티의 핵심 모델이다.

중세 시대 유럽 귀족 청년들은 구대륙을 여행하는 '그랜드 투어링'이 관례였다고 한다. 그들이 타는 화려한 마차를 '그랜드 투어러'로 불렀고, 대륙을 달리기 위해 빠르고 안전하면서도 오래 달려야 하는 고성능이 핵심이었다. 이러한 그랜드 투어러를 현대에 맞게 세그먼트로 정립한 이탈리아 완성차 브랜드 중 하나가 마세라티였다.

그랜드 투어러(GT)를 이탈리아어로 표현한 게 바로 그란투리스모다. 마세라티가 1947년에 자사 모터스포츠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능과 편안함을 겸비한 그란투리스모 세그먼트 모델을 처음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지금은 흔하지만 당대에는 이례적인 개념이었다고 한다. 그란투리스모가 마세라티의 역사이자 자부심으로 꼽히는 이유다. 다카유키 총괄이 이날 시승 행사에서 그란투리스모를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고급차 대명사 그란투리스모...전동화에 '폴고레'로

이러한 그란투리스모가 내연기관 시대를 거쳐 전기차로 한번 더 변신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 '라 빌라 디 마세라티'에서 시작해 중간 기착지를 거쳐 인천 영종도까지 왕복 약 4시간을 시승한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가 대표적이다.

그란투리스모 폴고레는 이탈리아어로 '번개'라는 뜻이다. 이름에서부터 전동화의 느낌이 나는 이 차는 마세라티가 전동화 시대를 맞아 내놓은 그란투리스모 전기차 모델이다. 외관은 길게 뻗은 보닛에 브랜드 특유의 클래식함이 묻어난다. 루프는 역동적으로 깔끔하게 떨어져 유려하다.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총 3개의 300㎾ 전기 모터를 전륜에 1개, 후륜에 2개를 탑재했다. 모터는 전기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E 레이스카에 장착된 전기모터를 뿌리로 개발돼 브랜드의 모터스포츠 DNA를 장착했다.

그 결과 폭발적인 가속력이 인상적이다. 모터 합산 출력 778마력을 발휘하는 차답게 시원시원하다.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가속력을 발휘하는데도,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간다. 후륜구동 모드에서도 100% 출력을 사용해 최대 400마력까지 전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단 2.7초다.

또 주행 속도에 따라 차고를 자동으로 낮춰 공기 저항을 줄인다. 이 때문에 차가 크다고 느껴질 법한데도 차선 변경이나 고속 코너링이 부드럽고 빠른데 정확하기까지 하다. 정숙성도 뛰어나다. 풍절음 자체가 거의 없다. 차체가 단단함에도 불구하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마세라티를 상징하는 8기통의 엔진 사운드도 들려 마치 내연기관 그란투리스모를 타는 듯한 재미도 느껴진다. 그란투리스모 폴고레는 고성능 800V 120Ah LG에너지솔루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다. 1회 충전 시 341㎞를 달린다.

마세라티는 최근 한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마세라티는 지난해부터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그레칼레 폴고레,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등 기존 가솔린 모델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구축하고 국내 시장에 다시 문을 두드린다.

그란투리스모 폴고레는 마세라티코리아 전략의 중심에 있는 순수 전동화 차량이다. 다카유키 총괄은 "순수 전기차 폴고레는 마세라티가 전동화 시대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며 "내연기관과 전기차는 서로 다른 기술로 완성됐지만 모두 궁극의 럭셔리를 보여준다"고 자신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