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가상자산거래소를 운영하는 빗썸이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10대 그룹 안에서는 롯데가 6위에서 5위로, 농협이 10위에서 9위로 한 계단씩 올라섰다. 반면 포스코와 GS는 한 계단씩 내려앉았다. 방위산업, 해운업 기업도 재계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은 92개로 지난해보다 4개 늘어났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전년 말 기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을 공시집단으로 지정한다. 공정위는 92개 기업 중 자산총액이 11조6000억원 이상(명목 GDP의 0.5%)인 46개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자산 상위 10대 그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HD현대, 농협, GS 순으로 집계됐다. 삼성은 자산 589조원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SK(363조원), 현대자동차(307조원), LG(186조원)가 뒤를 이었다. 롯데는 토지자산 재평가로 자산이 늘어 포스코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GS는 10위로 한 계단 내려서며 농협과 순위를 바꿨다.
빗썸은 가상자산 시장 활황으로 재계 90위에 들며 처음으로 대기업 문턱을 넘어섰다. 지정학적 갈등 심화로 방위산업이 급격히 성장해 LIG(69위)도 처음으로 공시집단으로 지정됐다. 사조는 인수에 따른 자산 증가로 88위에 오르며 공시집단에 처음 지정됐다. 이 밖에 주택 건설업 등을 하는 대광(74위), 자동차 운송 사업이 주력인 유코카캐리어스(91위) 등도 공시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다른 방산·가상자산·해운업 기업도 순위가 올랐다. 지난해에도 공시집단에 포함된 두나무는 올해 36위로 순위가 17계단 껑충 뛰었고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지정됐다. 해운 운임 인상과 환율 상승 등으로 HMM(20위→17위)·장금상선(38위→32위) 역시 순위가 뛰었다.
반면 지난해 순위가 급등한 에코프로는 계열사 주가 하락으로 자본이 줄어 8계단 떨어진 55위를 기록했다. 태영은 워크아웃에 따른 자금 확보를 위해 계열사를 매각하면서 자산이 감소해 10계단 아래인 52위로 떨어졌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