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수들에만 기대면 안 돼, 어린 선수들 치고 올라와야…” 선의의 경쟁 강조한 NC 박건우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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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손아섭, 박민우, 박건우 등) 우리 세 명에 비중을 두면 안 된다 생각한다. (이제는)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

NC 다이노스의 베테랑 박건우가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바랐다.

박건우는 22일 이재학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박민우와 함께 몸을 만들기 위해 떠난 것.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바란 박건우. 사진=NC 제공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바란 박건우. 사진=NC 제공

박건우는 NC의 핵심 자원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박건우는 NC의 핵심 자원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2009년 2차 2라운드 전체 10번으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22시즌부터 NC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박건우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다. 지난해까지 통산 1256경기에 나서 타율 0.327(4319타수 1414안타) 123홈런 677타점 9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83을 써냈다.

그러나 2024시즌에는 웃지 못했다. 그해 7월 26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오른 척골 골절 및 인대 손상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해당 일전을 포함해 89경기에서 타율 0.344(323타수 111안타) 13홈런 53타점 OPS 0.951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던 중이었기에 더 아쉬운 순간이었다.

출국 전 만난 박건우는 “(부상으로) 너무 일찍 시즌이 끝나다 보니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못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느낌이 다르더라. 비시즌에 못 하는 것은 괜찮은데, 다쳐 남들은 하는데 못 하니 야구가 많이 그리웠다”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부상을 떨쳐낸 그는 2025시즌 활약을 위해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렸다. 박건우는 “올 한 해 잘 보낼 수 있게 비시즌 동안 준비했다. 지난해에는 시즌이 일찍 끝났다 보니 좀 더 빨리 준비를 했다. 몸이 잘 만들어 진 것 같다”며 “(부상 당했던 부위가) 많이 좋아졌다. 다만 아직 100%로 쳐보지 못했다. 100%로 쳤을 때 어떨지 저도 궁금하다. 따뜻한 나라 가서 치려고 몸을 만드는 과정에 집중했다. 지금까지는 계획한 대로 되는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NC N팀(NC 1군)의 CAMP 2(NC 스프링캠프)는 25일부터 펼쳐진다. 먼저 창원NC파크에서 4일 훈련을 한 뒤 27일과 30일 선발대, 본진으로 나눠 전지훈련지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 투손으로 향하는 일정이다. 박건우는 팀 일정보다 더 빨리 미국으로 향해 몸을 만들고자 한다. 사령탑도 이런 그의 열정에 고마움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NC의 핵심 자원인 박건우. 사진=김영구 기자

NC의 핵심 자원인 박건우. 사진=김영구 기자

올 시즌 박건우를 주전 중견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이호준 감독. 사진=이한주 기자

올 시즌 박건우를 주전 중견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이호준 감독. 사진=이한주 기자

박건우는 “박민우가 와서 같이 하자고 했다. 좀 더 빨리 가려 했는데, 갑자기 바꾸기 애매했다. 이호준 감독님께도 양해의 말씀을 드렸다. 25일부터 선수단 단체 훈련이 있는데, 제가 갑자기 빠지는 것 같았다”며 “그런데 감독님이 미리 들어가서 몸 만들어 고맙다고 하셨다. 저도 잘 됐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호준 감독은 올 시즌 박건우를 주전 중견수로 기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주로 코너 외야수로 활약했지만, 박건우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감독님과 초반에 면담을 한 번 했는데, 중견수로 나갈 것 같다 하셨다. 감독님이 그렇게 기용하신다면 그게 맞는 것이다. 선수라면 따라야 한다. 거기에 맞게 잘 준비해야 한다”며 “작년에도 (중견수로) 나갔다. 재작년에도 나가서 큰 어려움은 없다. 저도 어린 나이가 아니다 보니 여기저기 많이 뛰어다녀야 하는 부분에 부담이 있지만, 잘 모르겠다. 캠프 가서 해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풀타임 중견수 소화는) 제가 건강하다는 가정 하에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처럼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안 된다”며 “(감독님이 저를 중견수로 기용하겠다는 말씀은) 김성욱의 (FA) 계약 전이었다. 지금은 계약했다. 좋은 경쟁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바란 박건우. 사진=NC 제공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바란 박건우. 사진=NC 제공

지난해 9위(61승 2무 81패)에 머물렀던 NC. 냉정하게 올 시즌 전망도 밝지 않다. 많은 전문가들은 NC를 5강 후보로 꼽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건우는 “어쩔 수 없다. 우리가 좋은 선수들을 데려오지 않는 한 그런 예상은 피할 수 없다. 있는 선수들로 이길 수 있게 잘 준비해야 한다”며 “제가 NC에 왔을 때부터 그런 말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순위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는 반등할 수도 있다. 더 열심히 해 팀워크를 잘 맞출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박건우는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NC가 가장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그는 “너무 (손아섭, 박민우, 박건우 등) 우리 세 명에 비중을 두면 안 된다 생각한다. (이제는) (김)주원이나 (김)휘집이, (김)형준이 등 어린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저도 어릴 때 형들에게 너무 기대지 않았다. 고참들은 이끌어 주는 역할이다. 그 밑의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며 “다 조화롭게 해야 한다. 너무 손아섭, 박민우, 박건우, 권희동, 맷 데이비슨에게 기대지 않아야 한다. 밑의 선수들이 이 악물고 우리를 이길 수 있게 준비를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어린 선수들의 분발을 바랐다.

계속해서 박건우는 “작년에 주원이도 그렇고 휘집이도 그렇고 막바지에 많이 좋아졌다. (17개의 아치를 그린) 형준이는 작년에 홈런은 많이 쳤지만 그런 타율(0.195)로는 성공할 수 없다. 다행히 포수 수비를 워낙 잘한다. 어린 나이에 실패했다 생각하고 잘 준비할 것이다. 저도 형준이와 그런 대화를 많이 나눴다. 프로는 각자 알아서 해야 한다. 내부 경쟁도 당연히 해야 한다. 선수들이 잘 준비할 것이라 믿고 올해 재미있는 시즌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통산 타율 0.327의 박건우는 KBO리그에서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 통산 타율 3위를 마크 중이다. 현역으로 범위를 좁히면 1위. 1루 베이스와 가까워 안타를 칠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높은 좌타자가 아닌, 우타자로 이뤄낸 결과라 더 값진 성과다.

그는 “제일 자부심 있는 것이 1위부터 10위까지 타율 높은 선수들을 보면 대부분 왼손 타자다. 저는 (우타자로 통산 타율 0.320을 기록해 통산 순위 5위에 위치한) 김태균(은퇴) 선배님을 가장 존경한다. 우타자로서의 자부심을 끝까지 지키고 싶다. 좋은 선수이자 컨택트가 뛰어난 선수로 남을 수 있게 잘 준비할 것”이라고 두 눈을 반짝였다.

박건우는 올해에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NC 제공

박건우는 올해에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NC 제공

[인천국제공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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