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건설 “정쟁에 엮이지 않길 희망”
SH 토지 매입 못하면 3자 매각 추진
부동산 개발기업 한호건설이 서울 도심 세운4구역에 보유한 토지 전체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매각하기로 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 맞은편인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가 갈등을 빚는 가운데 최근 정쟁(政爭)의 소재로 악용되면서 개발 리스크가 커지자 사업 철수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호건설은 1일 자사가 보유한 세운4구역 내 토지 3135.8㎡(950평) 일체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이날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사업 시행자인 SH에 토지를 매수해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한호건설은 현재 세운4구역에서 전체 토지의 약 10%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민간 소유주가 보유한 토지의 30%에 해당된다. 당시 한호건설은 세운지구에 뉴욕이나 도쿄의 도심처럼 오피스·리테일·문화시설 등을 융합한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서울시와 SH의 개발 사업에 동참하기 위해 2022년 세운4구역의 토지 매입에 나섰다.
한호건설과 주민들은 세운4구역에 최고 142m 고층 건물을 짓되 종묘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거대 녹지축을 만들고 종묘 역사박물관과 전망대 등 마련하는 등 주변과 상생하겠다는 구상으로 지난 10월 말 서울시로부터 개발 계획을 허가 받았다. 하지만 세운4구역은 문화재 규제 밖에 있는데도 종묘 보존을 위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야한다는 이슈가 제기된데다 개발 이익 특혜 논란까지 일면서 사업 철수 수순에 나선 것이다.
한호건설 관계자는 “세운4구역 개발을 정상적으로 추진해도 개발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계속 토지를 보유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와 논쟁을 야기할 것을 우려했다”며 “더 이상 정쟁에 거론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SH가 토지를 매입할 경우 세운4구역은 완전한 공공 주도 개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SH의 이 구역 토지 보유 비율은 70%까지 올라간다. 도쿄의 아자부다이힐스나 뉴욕의 허드슨야드 등 성공한 도심 재개발 사업은 민간 주도로 이뤄낸 것들인데 서울은 이런 트렌드와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SH의 토지 매입이 여의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SH 부채는 올해 22조원, 내년 27조원을 넘어 2027년엔 30조여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이 2024년 말 195%에서 2027년 26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호건설은 SH를 통한 매각이 어려울 경우 제3자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사업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에서 새로운 땅 주인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세운4구역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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