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을 대표하는 호텔들이 객실 요금을 줄줄이 내리고 있다. 제주 여행을 하는 입도객이 감소한 탓에 객실점유율(OCC)이 떨어진 영향이다.
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해비치 호텔의 지난달 객실평균단가(ADR)가 전년 동월 대비 7만원 가량 하락했다. 호텔스컴바인 등 호텔 예약 사이트에선 조식을 제외한 해비치 호텔 객실 가격이 평일 기준 20만원대 수준에 나와 있다. 롯데호텔 제주도 올 1~3월 ADR이 전년동기 대비 평균 5% 가량 낮아졌다. 또 이 호텔의 객실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호텔 공식 사이트에선 이달 들어 기본형인 디럭스 패밀리 기준 1박에 20만원 중반대 가격으로 나와 있다. 이 호텔들은 성수기 기준 1박에 50만원 이상 ADR이 형성된다.
스위트호텔, 제주신화월드 메리어트, 메종 글래드 등 일부 5성급 호텔은 최저가 기준으로 10만원대 초중반에 현재 객실을 판매하고 있다. 호텔업계에선 제주도 내 5성급 호텔의 올 1분기 ADR이 평균 2만원 안팎 떨어진 것으로 추산한다. 한 호텔 관계자는 “지난달 객실점유율이 50% 미만인 특급호텔도 꽤 있었다”며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객실을 채우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신라, 조선 등 일부 5성급 호텔은 객실점유율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ADR을 낮추지 않고 있다. 한 번 가격이 낮아지면 다시 올리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제주도 내 호텔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제주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2월까지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은 약 181만명으로 전년 동기(약 206만명) 대비 12.3% 감소했다. 제주도 내 숙박업소 폐업도 늘고 있다. 올 2월말 기준 제주도 내 숙박시설의 총 객실수는 7만7963개로, 작년 2월의 7만9170개 대비 1.8% 감소했다. 올 2월만 해도 22개 숙박업소, 1335개 객실이 사라졌다.
여행업계에선 제주도의 높은 물가가 여행객 감소의 주된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전국 주요 도시의 여행 비용을 분석한 결과 제주도가 가장 높았다. 제주도의 1일 여행 경비는 약 13만4000원으로, 가장 낮은 도시인 광주(약 6만3000원)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또 전국 평균(약 8만8000원)의 1.5배에 이르렀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비싼 비용을 지불해도 심리적인 만족감이 높지 않은 탓에 제주도를 사람들이 외면하는 것 같다”며 “항공, 숙박, 렌터카 등의 가격이 떨어지면 제주도 방문객이 다시 늘 수 있다”고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