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타석에 들어가면) 2군과 똑같이 적극적, 공격적으로 칠 것이다.”
18일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가 열리기 전 잠실야구장에서 만났던 고승완(NC 다이노스)의 말이었다. 이후 그는 잠시 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잠재력을 과시했다.
광주동성고, 연세대 출신 고승완은 빠른 발과 매서운 타격 능력이 강점인 우투좌타 외야 자원이다. 2024년 9라운드 전체 85번으로 NC에 지명돼 프로에 입성했다.
2024시즌에는 프로 적응기를 가졌다. 퓨처스(2군)리그 88경기에서 타율 0.241(212타수 51안타) 2홈런 21타점 17도루를 올렸다. 올해에는 성장세가 더욱 가팔랐다. 41경기에 나서 타율 0.355(110타수 39안타) 4홈런 16타점 14도루를 기록했다.
18일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고승완은 “프로 생활을 하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상대 투수들에 대해 적응이 된 것 같다. 타격폼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따로 변화를 준 것은 없다. 비시즌 체중을 늘리면서 기본적인 것들에 집중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올해 활약의 비결을 전해줬다.
이어 “내 강점 중 하나는 빠른 발”이라며 “덕분에 빗맞았을 때 내야 안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번트 안타도 노려볼 수 있다. 타격과 주루가 강점인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물론 아직 경험이 많지 않기에 보완해야 할 점도 분명히 있다. 그는 “대학교 때 포지션 변경을 했다. 아직 익숙치 않은 외야 수비를 많이 보완하고 싶다. 공을 잘 따라가야 한다”며 “잘하는 외야수들은 안 보고 따라가 안타가 될 것 같은 타구를 많이 잡는다. 슬라이딩도 많이 해 봐야 한다. 안타인 타구를 잡아내는 기대감을 일으키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SSG랜더스로 이적한 외야수 김성욱은 NC 구단 공식 영상 채널을 통해 “(챙겨주고 싶은 후배는) 고승완이다. 잘하더라. 야구에 대한 생각도 좋다. 열심히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고승완은 “원래 (김성욱 선배님과) 친분이 아예 없었는데, 올해 2군 경기 할 때 룸메이트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많이 가까워졌다”며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매우 감사했다. 1군 오자마자 연락드렸다. 콜업됐다 말하니 농담 식으로 ‘내가 건 것이 너에게 기회다. 잘 됐다’고 하셨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즐기라’ 조언해주셨다. ‘다음에 또 1군에서 만나자’ 하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C팀(NC 2군)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은 고승완은 지난 15일 처음으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제가 항상 꿈꿔왔던 순간이었다. 안 믿겼다. 드디어 첫 번째 꿈을 이뤘구나 싶었다”며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셨다. 주변 친구들도 축하한다 많이 연락이 왔다”고 1군에 등록된 순간을 돌아봤다.
18일에는 데뷔 첫 선발 출전의 기회까지 받게됐다. 고승완은 “기분이 좀 설렌다. 그냥 2군 경기한다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대수비로 경기에 나섰었는데 2군하고 다른 압박감이 있었다. 그래도 다른 것은 다 비슷하다 느꼈다”며 “제가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첫 타석에 들어가게 되면) 2군과 똑같이 적극적, 공격적으로 칠 것”이라고 두 눈을 반짝였다.
이런 굳은 다짐 덕분이었을까. 고승완은 인터뷰 진행 후 잠시 뒤 펼쳐진 경기에서 첫 타석이었던 3회초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우완 요니 치리노스의 4구 146km 투심을 공략해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쳤다. 고승완의 1군 첫 안타. 이후 박민우의 2타점 중전 적시타에 홈을 밟아 득점도 기록했다. 이날 최종 성적은 3타수 1안타 1득점이었다.
목표는 그저 공룡군단의 승전보다. 고승완은 “아직 제가 1군에 계속 있긴 어렵다 생각한다. 2군에 내려간다면 3할 타율을 유지하며 잘 준비할 것”이라면서 “1군에 있을 동안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팀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할 것이다.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