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최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촉발된 인도와 파키스탄 간 긴장에 대해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며 양국 정부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국무부 측은 로이터통신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인도와 파키스탄 갈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여러 수준에서 인도와 파키스탄 정부와 접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모든 당사자들이 함께 책임 있는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인도와 함께하며, 인도령 카슈미르 파할감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전했다. 이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의 대표 관광지인 파할감 인근 바이사란 초원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26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친 것과 관련해 유감 표명을 내놓은 것이다.
인도는 해당 테러와 관련 공격의 배후로 국교가 이슬람인 파키스탄을 지목했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은 모든 책임을 부인하며, 중립적인 국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양국이 테러 이후 상대 국민에 대한 비자 취소와 외교관 추방 조치를 내놓고 국경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이 갈등 중재역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미국이 중국과의 관세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등으로 인도와 파키스탄 중재엔 당분간 힘을 쏟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외교매체 포린폴리시(FP)의 남아시아 전문 분석가 마이클 쿠겔먼은 “오늘날 미국은 파키스탄보다 인도와 훨씬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도가 군사적 대응에 나선다면 미국이 이를 막으려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등으로 외교적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인도와 파키스탄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둘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후세인 하카니 전 주미국 파키스탄 대사 또한 “이번에는 미국의 개입 의지가 약하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도 인도와 파키스탄 갈등 중재에 나설 뜻을 밝혔다. 28일 중국 외교부는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외교부장이 전날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왕 외교부장은 “중국은 파키스탄이 굳게 반(反)테러 행동을 해 온 것을 늘 지지해왔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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