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대해 강경 대응해온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끌어낸 후 인도도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더 강경한 접근 방식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최근 들어 관세 협상에서 좀 더 강경한 접근 방식으로 돌아섰다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인도 정부는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인상에 대응해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인도의 이 같은 조치는 이번 주말 미국에 인도 통상 장관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의 파견을 앞둔 협상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5월 17일부터 20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무역 협상을 벌일 인도 협상팀이 강경한 자세를 유지할 계획인지 지켜볼 예정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인도가 계획한 미국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도 협상의 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 소식통은 인도와 미국간 무역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협상 타결의 첫 단계는 가을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상호 관세 부과 유예가 끝나는 7월초 이전에 잠정 합의에 도달할 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무역 협상 초기에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무역과 이민 등 다양한 문제에 양보를 제시했으나 최근 좀 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지전에서 휴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무역을 협상 카드로 활용했다는 언급에 인도의 여론이 분노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부터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인도는 4월에 이 조치를 '세이프가드 조치' 또는 무역 제한으로 규정하며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워싱턴에 협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은 WTO에 제출한 별도 통보에서 관세는 국가 안보 우려에 따른 것이며 세이프가드 조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해당 요청을 거부했다.
인도가 강경 자세로 선회한 것은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하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미중 관세 협상은 관세 문제에서 트럼프에게 확고하게 맞서온 중국 시진핑의 전략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인 아시아 디코디드의 설립자 프리양카 키쇼 르는 “인도 정부가 무역 협상에서 미국에 너무 많이 양보하고 있다는 인도 내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 날 ‘무역을 활용해’ 인도와 파키스탄간 휴전을 중재했다고 주장했으나 인도 정부는 해당 회의에서 무역은 논의된 적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