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2군에 더 머문 롯데 구승민-김진욱의 반등 절실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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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운드의 현재와 미래가 돼야 할 구승민(왼쪽), 김진욱이 후반기에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마운드의 현재와 미래가 돼야 할 구승민(왼쪽), 김진욱이 후반기에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안 되려니 뭘 해도 안 되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35), 김진욱(23)이 후반기에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는 지난 9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이들 2명을 1군 엔트리에서 동시에 말소했다.

이번 말소는 공교롭게도 이들 2명이 전날 경기에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다음날 이뤄졌다.

구승민은 8일 경기에서 5-3으로 앞선 8회초 구원등판해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교체됐다.

계속된 무사 1루선 좌타자 제이크 케이브를 상대할 투수로 좌완 김진욱이 배턴을 이어받았지만, 동점 2점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곧바로 김상수를 투입해 급한 불을 끄려고 했지만, 김상수가 계속된 1사 만루서 박계범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역전 당했다.

이들 2명의 반등을 바란 김태형 롯데 감독은 “(구)승민이와 (김)진욱이를 한번 투입해 봤는데, 참 상황이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의 구승민, 김진욱의 반등을 바란 배경에는 이들 2명이 롯데의 ‘아픈 손가락’처럼 올 시즌을 보내고 있던 영향도 작지 않다.

구승민, 김진욱의 올 시즌 말소 횟수는 이번까지 총 4차례에 달했다. 1군보다 퓨처스(2군)팀에 머문 날이 더 많다.

심지어 김진욱은 8일 경기를 앞두고 콜업됐다가 하루 만에 말소된 것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2+2년 계약을 맺은 구승민에게는 계약 후 첫 시즌의 활약이 중요하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2+2년 계약을 맺은 구승민에게는 계약 후 첫 시즌의 활약이 중요하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지금의 상황은 이들 2명이 올 시즌을 앞두고 다짐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구승민은 롯데와 2+2년 계약을 맺으며 잔류했지만, 순탄치 않은 계약 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구승민은 2020년부터 4년간 매 시즌 20홀드 이상을 작성하며 롯데 불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매 시즌 리드·열세 상황을 가리지 않고 60이닝 이상을 소화하느라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구승민은 “부진의 이유를 그런 데에서 찾고 싶진 않다”며 “내가 지치고, 덜 준비된 게 싫었을 뿐”이라고 했다.

김 감독도 “승민이는 우리 팀에서 해줘야 할 게 있는 선수이지 않으냐”며 신뢰를 보냈지만, 예년의 구위가 나오지 않아 안타까운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상무 입대를 철회한 롯데 김진욱에게도 2026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위해선 올 시즌의 활약이 무척 중요하다.

상무 입대를 철회한 롯데 김진욱에게도 2026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위해선 올 시즌의 활약이 무척 중요하다.

김진욱에게도 올 시즌의 의미는 남달랐다.

지난해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 전형에 합격한 그는 12월 논산훈련소 입소를 나흘 앞두고 입대를 철회했다.

11월 오른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부분파열 진단을 받는 바람에 입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상무에 못 가게 된 이상 김진욱에게는 올 시즌의 활약을 발판 삼아 2026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되는 게 이상적이었다.

김진욱도 류현진(한화 이글스)를 무작정 찾아가 체인지업 던지는 방법을 배우며 스트라이크존의 바깥으로 휘는 구종을 장착하는 등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도약의 해로 삼아야 할 올 시즌 초반부터 고전하며 아쉬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김 감독은 김진욱이 지난 4월 마지막 두 차례 등판에서 각각 1.1이닝 만에 강판된 뒤, 5월에는 그를 불펜으로 기용했지만 선발로 기회를 다시 줄 생각도 갖고 있었다.

다만 그 기준이 돼야 할 구위 향상의 측면에선 아직 김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타자가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는 듯하면 변화구 위주로 던지는 모습도 보였는데, 이게 참 지금은 안 되려니 뭘 해도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투수들의 입장에선 구위가 좋지 않아도 자신 있게 던지는 투수가 있기도 한데, 지금은 참 기운이라는 게 있는지 잘 풀리지 않는가 보다”고 덧붙였다.

롯데 마운드의 현재와 미래가 돼야 할 구승민, 김진욱이 후반기에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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