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생존의 문제 직면…사즉생 각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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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2000명에 영상 메시지…“당장 이익 희생해도 미래 투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치고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4.6.13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치고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4.6.13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회사를 둘러싼 안팎의 위기론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사즉생’의 각오로 대처하자고 임원들에게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시장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기술 한계에 부딪힌 동시에 TV와 가전, 스마트폰 등 제품 부문도 시장 불확실성과 중국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 전 계열사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진행 중인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에서 영상 메시지 형식을 빌려 임원진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중요한 것은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간 강조해 왔던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등 기술 관련 언급도 영상에 등장했다.

교육 참석자들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교육 시작 서두에 3분 남짓한 길이로 상영됐다. 영상 상영 이후에는 외부 강연과 세미나가 이어졌다. 외부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삼성의 위기에 대한 진단과 돌파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교육을 수료한 임원들에게는 각자의 이름과 함께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고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수여됐다. 한 참석자는 “당장 ‘나부터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가장 크게 와닿았다. 평시에 이뤄지던 임원 교육과는 성격이 다른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가 11일 공개한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2023년 42.2%에서 지난해 41.5%로 하락했다. 스마트폰은 19.7%에서 18.3%로, TV는 30.1%에서 28.3%로 하락했다. 최근 떠오르는 AI 반도체 승부처가 된 HBM에서도 시장 진입이 늦춰졌고 경쟁사 대비 선단 제품의 주요 고객사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까지 HBM3E 8단 설계 변경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하반기(7~12월) HBM4 제품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은 이에 지난해 말 정기 인사를 통해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고 최윤호 경영진단실장(사장)을 배치하는 등 그룹 전반에 대한 진단과 쇄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조직개편에서도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신사업팀으로 상설화하면서 중장기 인수합병(M&A) 등 미래 사업 투자에 적극 나섰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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