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족 항의… 李 사과 언급 없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서해수호 3대 사건인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사건, 연평도 포격전 등을 거론하며 “북한의 기습 공격과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영웅들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 소행이란 정부 발표를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014년 ‘천안함은 잠수함과 충돌한 것’이란 연구 논문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는가 하면, 2023년 ‘천안함 자폭설’을 주장한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을 당 혁신위원장에 임명해 논란이 됐다. 이날 발언을 두고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대표가 ‘우클릭’ 행보를 재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이 대표는 천안함 유족의 사과 요구에 대해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민평기 상사의 유족은 전날 “천안함 폭침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그동안의 만행에 대한 사과 성명을 내라”고 요구한 바 있다. 민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는 이 대표를 향해 팔을 휘두르며 항의하다가 경호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기념식장에서 만난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거나 모욕하는 사람이 없게 해 달라”고 하자 “지금은 거의 없지 않나”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기념사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퇴행적인 북한 정권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에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기념식에 참석했다. 권 원내대표는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영웅들의 용기 위에 세워졌다”며 “영웅을 추모하는 것은 곧 국가를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