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구호품을 기다리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해 90명이 넘는 민간인이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이날 “가자 각지에서 구호품을 받기 위해 몰려든 민간인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했다”며 “현재까지 93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민방위대에 따르면, 유엔 구호트럭이 도착한 가자지구 북부 현장에서 80명이 사망했으며, 남부 라파 지역의 구호소에서 9명, 칸유니스 구호소에서 4명이 각각 숨졌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즉각적인 위협에 대응한 조치였다”며 “구호 차량이나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 5월부터 미국과 함께 설립한 ‘가자인도주의재단’을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물자를 배급해왔다. 하지만 전쟁이 21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대부분 지역은 폐허로 변했고, 주민들은 극심한 기아 상태에 놓여 있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현재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의 중재로 간접 휴전 협상을 진행 중이나,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민간인 사망과 기아 사태는 휴전 협상을 매우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