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나 없인 안될 걸'…트럼프와 불화에도 '자신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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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갈등에도 정부의 핵심 우주 관련 사업에서 머스크를 제외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가 운영하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으로 미국 국방부와 항공우주국(NASA)의 각종 사업과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을 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 CEO가 소유한 회사와 연방 정부 계약을 철회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막상 검토 단계에서 스페이스X 없이는 미국의 우주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힘들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머스크와 계약 재검토해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와 공개적인 갈등을 겪은 며칠 후 정부가 스페이스X와 계약을 검토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2기가 시작한 뒤 지난 5월까지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적자를 심화시키는 감세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밀어붙이자, 머스크는 이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소유한 회사와 연방 정부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WSJ 보도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계약 철회를 시도했다. 검토 목적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에서 낭비 요인을 찾는 것이었다. 백악관 측은 이번 계약 검토가 머스크의 회사만이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연방 계약을 체결한 다양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 연방조달청(GSA)의 조쉬 그루엔바움 청장은 국방부에 스페이스X와의 계약 및 기타 거래 내역서를 요청했다. 이메일에는 이 정보를 백악관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명시돼 있었다.
NASA를 포함한 5개 이상의 다른 연방 기관에도 비슷한 요청이 전달됐다. 이들 기관은 스페이스X 계약의 계약 금액, 경쟁사가 대체 가능 여부 등을 평가하는 형식으로 응답해야 했다.
하지만 검토에 관여했던 공무원들은 대부분의 계약이 국방부와 NASA에 핵심적이라 판단해 해지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美 정부, 스페이스X에 의존

WSJ은 이번 사안에 대해 “스페이스X가 세계 최고 수준의 로켓 발사체 기업이자 주요 위성 인터넷 제공자의 지위를 공고히 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 정부는 저궤도 위성 인터넷, 로켓 발사체, 유인 우주선 등에서 스페이스X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 일각에선 스페이스X가 정부 사업의 수주 기업이 아니라 정부와 전략적 파트너 지위에 올랐다고도 본다.

대표적인 게 세계 최초 재사용 로켓 및 해당 기술인 ‘팰컨9’이다. 스페이스X는 로켓을 수직 착륙시켜 여러 번 사용함으로써 발사 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NASA, 미 국방부, 민간 위성 사업자들이 스페이스X를 선호하는 핵심 이유 중 하나다.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유인 우주선은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승무원을 수송할 수 있도록 인증된 유일한 미국 우주선이다. 스페이스X가 운영을 중단할 경우 나사는 ISS로 가는 수단을 잃게 된다.

스페이스X는 세계 최대 저궤도 위성 기반 인터넷인 ‘스타링크’도 운영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이를 위해 7000기가 넘는 위성을 쏘아 올렸다. 스타링크는 이미 전 세계 군사·민간 영역에서 필수 인프라로 인정받고 있으며 미국 국방부 및 정보기관에서도 스타링크를 활용한 군사용 보안 통신망 계약을 스페이스X와 체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갈등에도 스페이스X는 올해 들어 정부 계약 수주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4월엔 미국 국방부의 국가안보 발사 임무 28건을 따내며, 59억 달러 규모 계약에서 최대 수혜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화성 탐사와 관련해서도 스페이스X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스페이스X 측이 화성 유인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우주선 스타십의 발사 횟수 확대를 허가했다. 이에 따라 스타십의 연간 최대 발사 횟수는 종전의 5회에서 25회로 늘어나게 됐다. 로이터는 “이번 규제 완화는 스페이스X에 큰 호재로, 스타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우주 프로그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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