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SK하이닉스 '찜'하더니…뭉칫돈 1.2조 몰렸다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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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21일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21일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10개월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가운데 5월 SK하이닉스를 1조5000억원 가까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거둔 만큼 이 회사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주가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1조266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8월(-2조8557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특히 이들은 SK하이닉스를 주목해 이달에만 1조4759억원어치를 담았다. SK하이닉스는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위를 차지했다. 해당 기간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는 1조2778억원어치 비워낸 것과 대조적이다. 그 결과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에만 15.21%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29일엔 3월26일(종가 기준 21만4000원) 이후 두 달여 만에 21만원대를 재돌파했다.

외국인이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나선 건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AI 칩 수출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하면서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반도체인 HBM을 통해 엔비디아 공급망에 올라탄 상태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28일(현지시간) 2026년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9% 늘어난 약 440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망치(433억1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도 0.96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0.93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미국 정부가 중국용 'H20' 프로세서 수출을 제한한 상황 속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에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는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로 인한 범용 D램 선구매와 HBM3E(5세대 HBM)의 판매량이 늘면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엔비디아가 올 하반기 12단 HBM3E를 탑재한 최신 AI 가속기 'GB300'을 출시할 예정으로 SK하이닉스의 제품 판매가 확대될 것이란 설명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BM의 경우 기존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외 북미와 중동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중동 국가들의 소버린(Sovereign) AI 투자, 북미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독형 서비스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HBM 수요의 업사이드(추가 상승 여력)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시장의 예상보다 호황이 길어지고 있는 HBM 수요 사이클이 내년엔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면서도 "HBM이 GB200 대비 50% 증가하는 블랙웰 울트라의 실질적 수요 기여는 내년부터란 점에서 실적도 시장 예상을 웃돌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범용 D램 업황이 연말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고객사들의 구매 수요가 줄어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주가 상승세를 제한하는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HBM3E 12단 제품의 판매 호조와 범용 D램 판매가 상승에 따른 단기 실적 개선이 SK하이닉스의 주가 반등을 이어지게 할 것"이라며 "다만 올 하반기 예상되는 업황 우려가 주가의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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