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한 모습이다. 주요 정당 대선 후보가 '증시 부양'을 약속한 만큼 어떤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코스피 강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번주(2~6일) 코스피 주간 예상 범위로 2590~2800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지수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이 증권사 나정환 연구원은 "대선 후보들의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한국 주식 시장의 배당 성향을 높이고,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는 정책이 시행되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양당 모두 현재 내수가 극도로 부진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새 정부는 추경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00년 이후 출범한 정부들은 모두 집권 초기 추경 편성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낮추며 경기 부양에 무게를 뒀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개선돼 증시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로 낮췄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전원이 금리 인하에 동의했다. 금리 결정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했다"며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제기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도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간) 2026년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이 전년 대비 69% 늘어난 약 440억6000만달러(약 60조6000억원)였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추정치(433억1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데이터센터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반도체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지수도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다만 차익 실현 매물은 주의해야 한다. 지난주 코스피는 4.07% 올랐다. 주중 2700선을 웃돌며 작년 8월 '블랙먼데이' 직전 수준을 회복하기도 했다. 특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저PBR주, 자사주 비중이 높은 지주사, 정책 변화에 민감한 증권주는 이미 주가가 급등해 대선이 끝나면 차익 실현 수요가 거세질 수 있다.
관세 불확실성도 리스크로 꼽힌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항소법원은 1심 재판부인 연방 국제통상법원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등을 무효로 하는 판결의 집행을 일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긴급 제출한 '판결 효력 정지' 요청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계속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국제통상법원의 판결은 너무 잘못됐고 너무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급진좌파 판사들과 일부 매우 나쁜 사람들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 (국제통상법원) 결정에 따라 우리나라가 잃게 될 수조 달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돈"이라고 비난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항소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관세 리스크가 다시 커질 것"이라며 "상호관세 외에도 추가 관세의 명분이 되는 법률이나 대안 조치는 많다. 미국 연방 대법원도 사실상 보수 우위"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한국시간 기준)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는 △2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3일 유럽연합(EU)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4일 ISM 5월 서비스업 PMI △6일 미국 5월 고용보고서 등이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베이지북,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는 5일 공개된다. 국내 증시는 대통령 선거를 맞아 3일 휴장한다. 현충일인 6일도 휴장일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