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은 관세에서 다시 AI로"…우려 날린 엔비디아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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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31 18:50 수정2025.05.31 18:50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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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은 관세에서 다시 AI로"…우려 날린 엔비디아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직전 분기 성적을 내놓자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가라앉는 분위기다. 월가에서는 관세 우려가 정점을 지나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AI) 기술주가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심은 관세에서 다시 AI로"…우려 날린 엔비디아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1분기(올해 2∼4월) 매출이 440억6000만달러(약 60조8160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96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 평균 추정치(매출 433억1000만달러, EPS 0.93달러)를 웃돌았다.

실적을 이끈 건 주력 사업인 AI 반도체였다. AI 반도체 및 관련 부품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한 391억달러에 달했다.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했다. 게임 부문 매출은 42% 늘어난 38억달러를 기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엔비디아 AI 인프라의 글로벌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대(對)중국 AI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에도 호실적을 냈다는 데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한 H20 반도체에도 수출 통제 조치를 내렸다. 엔비디아는 “H20 반도체 재고로 45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했으며 수출 제한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25억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이번 분기 전망치(가이던스)를 내놨지만 실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날 엔비디아는 2026회계연도 2분기 예상 매출을 전망치(459억달러)보다 적은 450억달러로 제시했다. 박제민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가 엔비디아 주가에 복병으로 작용해왔다면, 앞으로는 제한적인 형태의 공급이라도 주가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호실적 발표를 계기로 주요 기술주가 상승 모멘텀을 다시 한번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가 실적으로 글로벌 AI 수요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메인스트리트리서치의 제임스 데머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시장 전반에 걸쳐 낙관론을 되살리고 관세 관련 뉴스보다 AI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도록 하는 장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위협 때문에 시장보다 큰 하락률을 보인 주요 빅테크 주가는 최근 시장을 웃도는 성과를 다시 내고 있다. 매그니피센트7(M7·주요 빅테크 7곳)으로 구성된 ‘라운드힐 매그니피센트7’(MAGS)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6개월간 1.6%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500 트러스트’(SPY) 수익률은 2.46% 내렸다.

일각에선 종목별로 성과가 크게 엇갈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관세에서 AI로 시장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는 만큼 AI 관련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태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액티브ETF 운용본부장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만큼 작년처럼 모든 기술주가 상승 랠리를 펼치기는 어렵다”며 “AI 수익성을 증명한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은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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