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공격수 김대원이 일일 알바생(?)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그는 팬들과 더 가까이 마주하며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미안함을 대신 전달했다.
김대원은 19일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리는 강원과 대전하나시티즌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를 앞두고 구단 MD스토어 일일 점원으로 활약했다.
직전 수원FC전에서 경고 누적 퇴장으로 대전전에 나설 수 없었다. 당시 김대원은 팀의 승리를 이끄는 활약을 펼쳤다. 1-1로 팽팽했던 상황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너무 기쁜 나머지 김대원은 상의를 탈의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문제는 앞서 그가 상대를 막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던 상황. 세리머니로 인해 경고를 한 장 더 받으며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김대원의 퇴장은 과거 성남FC에서 활약했던 장신 공격수 뮬리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뮬리치는 2021년 4월 광주FC를 상대로 경고를 받은 상황에서 결승골을 터뜨리고 유니폼을 벗어 던지는 세리머니를 펼쳐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한 바 있다.
당시 정경호(강원) 감독은 성남 코치였다. 그는 두 번이나 상의 탈의 세리머니로 선수가 퇴장 당하는 모습을 목격해야 했다.
김대원은 지난달 김천상무에서 전역해 강원으로 복귀했다. 김천에서 한 단계 성장해 돌아온 그는 빠르게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팬들은 수원FC전 김대원의 퇴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한국프로축구연맹 SNS에 올라온 김대원의 득점 영상을 두고 “김대원이 전역 신고를 제대로 했다”, “귀엽다”, “커리어 내내 박제되겠다”, “원더골과 황당퇴장이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김대원은 대전전을 앞두고 MD스토어 점원으로 잠시 보직을 변경했다. 그는 “영수증 드릴까요?”라는 멘트와 함께 능숙하게 계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면서는 “쉬운 일이 없는 것 같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후 팬들의 계속되는 사진 요청에도 밝은 표정으로 소통을 이어갔다.
정경호 감독은 김대원을 두고 “경기에 못 뛰는데 구단 일이라도 해야 한다”라고 웃으며 “언제나 팬들이 첫 번째다.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은 어쩔 수 없지만,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은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 팬들과 더 많은 스킨십을 이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강원은 대전을 상대로 극적인 승부를 만들었다. 후반전 초반 2골을 헌납하며 끌려가던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에만 모재현, 김건희의 연속골로 추격에 성공했다. 승점 1을 추가하며 4경기(2승 2무) 무패를 달렸다. 8승 5무 9패(승점 29)로 8위를 유지했으나, 정경호 감독은 “선수들이 끌려가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팀에 새로운 힘이 생겼다”라며 “무승부라는 결과가 아쉽지만, 우리가 조금 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흡족했다.
[강릉=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