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에 발표한 H-1B 비자에 대한 새로운 규제 조치에 22일(현지시간) 아시아에서 인도와 홍콩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일본과 한국 대만 증시는 기술주 주도로 상승을 지속했다.
일본의 닛케이 225지수는 이 날 0.99% 오른 45.493.66으로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주말 일본은행(BOJ)의 상장지수펀드(ETF) 매각 결정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관련 대형주들이 강세를 주도했다.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가 4.77% 급등하면서 코스피가 0.68% 상승해 재차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날 삼성전자는 HBM(고대역폭메모리)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과 모건 스탠리가 D램 가격 상승을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12% 상향한 보고서로 크게 올랐다.
대만 자취엔 지수도 미국과 중국의 AI인프라 투자 등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1.1%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TSMC 주가는 이 날 1.4%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도의 벤치마크 지수는 이 날 0.2% 하락했다. 지난 주말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들이 새로운 H-1B 근로자 비자를 받을 때 10만달러를 지불하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한 후 인도 IT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인포시스와 타타 컨설턴시 등 인도 정보기술업계의 아웃소싱 부문은 2,830억 달러(약 394조원) 에 달하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미국에서 얻고 있다.
미국 증시는 이 날 S&P 선물이 0.3%, 나스닥 선물 0.4%, 다우지수 선물도 0.3% 하락하면서 개장전에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의 광범위한 스톡스600 지수는 오전 장에서 0.3% 내렸다.
캐피털탓컴의 수석 재무 분석가인 카일 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H-1B 비자 발급비용 대폭 인상조치는 "미국내 기술인력 부족으로 해외 인력을 활용해온 미국 기술 기업들의 운영 비용과 마진에 위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투자자들은 연준이 향후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시사한 후 올해 남은 두 번의 정책 회의에서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주에 연준의 정책 입안자들이 여러 명 연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요일(26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8월 개인소비지출(PCE) 데이터가 발표될 에정이다.
IG의 시장 분석가인 토니 시카모어에 따르면, 핵심 PCE 가격 지수는 월별로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율 증가율은 7월과 동일한 2.9%로 유지되고 4월에 기록한 최저치 2.6%보다 높아진다.
미국 달러화 가치를 다른 6개 통화 대비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0.09% 상승한 97.814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올들어 거의 10% 하락했지만, 하락폭의 상당 부분은 2025년 상반기에 발생했다.
지난 주말 일본은행은 두 명의 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한 가운데서도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 여파로 엔화는 1달러당 148.20엔으로 약간 약세를 보였다.
OCBC은행 투자전략부문 전무이사인 바수 메논은 그럼에도 일본중앙은행이 점차 금리 인상쪽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가 명확해졌으며 시장에서도 이렇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엔화가 강해질 수 있으며 이는 일본 주식과 채권에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