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코노믹타임스, 인디펜던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구강 내 유해 세균과 곰팡이가 침을 통해 췌장으로 이동해 염증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췌장암 발병 위험을 최대 3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미국 암학회의 장기 추적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900명의 미국인 참가자를 평균 9년간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구강 세정제로 입을 헹군 뒤 침 샘플을 제출했고, 이후 췌장암 진단 여부를 추적했다. 그 결과 췌장암 진단을 받은 445명의 구강 샘플에서 건강한 참가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세균이 발견됐다.
연구 과정에서 췌장암 위험을 높이거나 낮추는 미생물 24종 중 치주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3종 이상의 미생물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 세균은 잇몸과 턱뼈를 손상시키는 치주질환의 주범으로, 구강 내에서 과도하게 증식할 경우 췌장암 발병률이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양치하는 과정에서 치실 사용을 빠뜨릴 경우 이같은 미생물들이 더욱 잘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구진은 인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곰팡이균인 ‘칸디다’ 역시 췌장암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칸디다가 침을 타고 췌장까지 이동할 경우 인체에 염증을 유발하고, 장기적으로 세포 손상으로 이어져 암 발생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리처드 헤이즈 박사는 “양치질과 치실 사용은 잇몸병뿐 아니라 암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입속 세균이 단순한 위생 문제가 아니라 전신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또 다른 연구자 안지영 교수는 “구강 내 세균과 곰팡이의 구성을 분석하면 췌장암 고위험군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며 “향후 조기 진단 도구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연구진은 이를 기반으로 ‘미생물 위험 지수’라는 예측 모델을 구축했다. 구강 내 특정 세균과 곰팡이 수치가 표준편차 1단위 높아질 때마다 췌장암 발병 가능성은 3배 이상 상승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직접적인 원인 인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라며 추가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구강 내 세균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체계적인 구강 관리 루틴을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치 전 치실로 음식 찌꺼기를 제거하고, 칫솔을 잇몸과 치아 경계에 45도 각도로 대어 2분 이상 꼼꼼히 닦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혀의 세균막을 제거하고, 칫솔은 3개월마다 교체, 양치 후 불소가 남도록 과도한 헹굼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췌장암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 만큼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영국 암연구소에 따르면 환자의 절반은 진단 후 1년 내 사망하며 병이 전이될 경우 생존확률은 10%에 불과하다. 주요 증상으로는 황달, 소변 색 변화, 지속적인 피로감, 복통 등이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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