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돌파구로 방산 선택
아이언돔 생산 기업과 논의 중
독일 자동차 산업의 상징인 폭스바겐이 전례 없는 체질 전환에 나섰다. 폭스바겐은 일부 공장에서 자동차 제조를 중단하고 이스라엘의 방공 미사일 시스템인 ‘아이언돔’ 생산 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의 경쟁 심화와 전기차 지연 등으로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방위산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폭스바겐이 아이언돔을 생산하는 이스라엘 국영 방산업체 라파엘어드밴스트디펜스시스템스와 손잡고 독일 오스나브뤼크 공장을 방공 시스템 부품 생산 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교적 소규모인 이 공장은 2024년 폭스바겐 노사가 합의한 비용 절감 계획에 따라 내년에 차량 생산이 종료될 예정이었다. 폭스바겐은 공장 폐쇄 대신 대체 활용 방안을 모색해왔다.
전환 계획이 현실화되면 공장에서는 요격미사일을 탑재하는 중장비 트럭, 발사대, 전력 공급 장치 등 아이언돔 핵심 구성품들을 생산하게 된다.
미사일 자체는 라파엘이 독일 내 별도 공장을 건설해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 라파엘은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디힐디펜스와 합작을 통해 ‘스파이크’ 미사일을 독일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검증된 방산 기술과 독일 제조 역량을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생산 전환에 필요한 추가 투자 부담도 크지 않아 비교적 신속한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들이 생산 전환에 동의할 경우 12~18개월 내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은 이번 전환을 통해 약 2300개 일자리가 모두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파엘은 독일 생산 물량을 바탕으로 유럽 각국 정부에 아이언돔 시스템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독일 정부 역시 산업 경쟁력 유지와 방산 역량 강화를 위해 이번 협력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이 재무장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방공 시스템은 핵심 투자 분야로 떠올랐다. 독일은 2030년까지 누적 5000억유로(약 869조원) 이상을 국방에 투입할 계획이며, 이스라엘 방산업체 IAI가 제작한 ‘애로3’ 방공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독일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침체된 자동차 산업의 유휴 생산능력을 방산 분야에 활용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라파엘이 유럽 생산 거점으로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지지하기 때문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독일 정부 고위 인사들이 침체한 산업의 유휴 생산능력을 활용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라파엘이 이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협상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오스나브뤼크 공장의 향후 방향에 대해 현재까지 구체적인 결정이나 결론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급감한 독일 자동차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는 방위산업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FT는 분석했다. 폭스바겐은 현재 자회사 만(MAN)과 라인메탈의 합작을 통해 군용 트럭을 생산하고 있으나, 이번 협력은 보다 직접적인 방산 참여로 평가된다.
폭스바겐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사실상 중단했던 무기 생산에 다시 발을 들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폭스바겐은 과거 나치 독일 시절 군용 차량과 V1 로켓 등을 생산한 전력이 있지만, 전후에는 민간 자동차에 집중해왔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사거리 70㎞ 수준인 단거리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이 유럽의 장거리 위협 대응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이언돔은 주로 가자지구 등에서 발사되는 로켓 요격에 특화돼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이 큰 유럽 환경에서는 제한적 역할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드론과 단거리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아이언돔이 다층 방공망의 일부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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