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공공 보건 시스템, 유지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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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보장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정착된 영국에서 최근 민간의료보험(PMI) 가입자가 늘고 있다. 사실상 무료인 NHS에 수요가 몰려 진료 대기 기간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NHS 실효성이 떨어지자 매년 적자가 누적되는 공공 보건서비스에 세금을 투입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19일 영국 독립 컨설팅 회사 브로드스톤에 따르면 PMI를 통한 입원은 2019년 43만2000건에서 2025년 50만 건으로 15.7% 증가했다. PMI 가입자도 늘고 있다. 2024년 기준 영국 PMI 성인 가입자는 760만 명을 돌파했다. 2020년에는 670만 명 수준이었다.

영국은 비용 부담이 없는 NHS 제도가 정착돼 있다. 무료 진료에 환자가 몰리면서 NHS 대기자 명단은 740만 명(작년 3분기 기준)까지 늘었다. 엑스레이, 자기공명영상(MRI) 등 진단검사 대기자는 지난 1월 말 기준 181만 명으로 1년 새 12% 증가했다. 이 중 25%는 6주 넘게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진료 연기에 고령화까지 겹쳐 의료 수요가 단기간 급증한 여파다.

PMI로 예약하면 대기 시간이 짧다. 1차 의료기관인 가정의학과(GP)를 제외하면 영국 의료진은 공공 및 민간 진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PMI 진료가 NHS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이유다.

영국 정부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NHS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상당 부분을 외주화했다. 예컨대 백내장 치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검사 등 일부 진료는 민간 병원을 이용하더라도 NHS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외주화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백내장 수술의 60%가 민간 병원에서 이뤄져 NHS 적자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 영국 공공 부문 노동조합 유니슨에 따르면 작년 잉글랜드 기준 NHS 제공 기관들의 합산 적자는 11억파운드(약 2조원)를 넘어섰다. 마크 다얀 너필드트러스트 정책 분석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민간 보험이 있는 사람에게 의료 자원이 집중될 위험이 있다”며 “더 많은 영국인이 PMI에 가입하면 세금으로 유지되는 NHS 제도는 지지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공공 보건서비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건강보험 적립금 소진 시점은 당초 2030년에서 2028년으로 2년 앞당겨졌다.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보장성 강화 정책이 도입된 후 3800여 개 비급여 항목이 건강보험 지원을 받게 된 영향이다. 의료비를 낮추기 위해 도입했지만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재정 및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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