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핵에 버금가는 파괴적인 무기를 확보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하며 ‘명분’으로 삼은 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다. 이란 신정 체제를 무너뜨리려면 핵무기 확보를 저지해야 해 전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최근 미국에서는 중동 전쟁 때문에 이란이 굳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도 압도적 힘을 과시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로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이다.
19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제력을 통해 새로운 힘을 지니게 됐다’는 기사에서 “이란이 핵무기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적대국을 상대할 수 있는 전략 자산을 갖추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세계 석유 공급량의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을 통제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물론 전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지도부를 무너뜨리고 대형 해군 함정, 미사일 생산 시설을 타격했지만 이란이 해협을 장악하는 능력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니 시트리노비츠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은 “미래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이란이 가장 먼저 추진할 전략은 해협을 봉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누구나 안다”며 “지리적 이점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중동 전쟁으로 이란이 신정 체제를 유지할 강력한 힘을 보유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미국·이란 휴전 협상과 별개로 이란은 ‘핵실험’에 버금가는 강력한 효과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등 현대전 무기 활용법을 연구하며 전력을 증강했다는 분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지난 5년간 러시아·우크라이나 드론 전술을 분석하며 현대전을 연구했다”며 “호르무즈해협에서 함선에 승선하는 상황, 상륙 작전을 저지하는 상황 같은 시나리오에 지휘관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연구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일시적으로 풀려 한국행 유조선도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선박 움직임을 추적하는 앱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적 유조선인 ‘나빅8 마콜리스터호’는 약 50만 배럴의 석유 제품을 싣고 한국 울산항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배는 오만만에서 인도양으로 이동 중이며 5월 10일 전후로 울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황정수/신정은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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